[김현석의 반려동물 건강수첩] 포도 때문에?- 강아지 급성신장부전
[김현석의 반려동물 건강수첩] 포도 때문에?- 강아지 급성신장부전
  • 김현석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래 자문원장
  • 승인 2018.09.09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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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원장

Q:  선생님, 우리 강아지가 갑자기 구토를 너무 많이 합니다. 더이상 나올 것도 없는데 계속 구토를 하네요. 사료 외는 과일 먹는 걸 좋아해서 과일을 준것밖에 없는데 이 과일이 문제가 생겼을까요?

A: 구수하고, 나긋나긋한 충청도 사투리를 하시는 할머니 보호자분께서는 단순히 과일 몇 개 준 것이 탈이 났을 것이라고 생각하시고 병원을 내원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대답은 포도 한송이를 다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강아지에게 포도는 금기사항이라는 걸 대다수 보호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간혹 모르고 먹이는 분들도 있고, 방치해둔 포도껍질을 강아지가 먹고 내원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할머니께 포도와 관련된 독성을 설명하고, 입원을 해서 3일 정도 정성껏 치료했지만, 급성신장부전(Acute Renal Failure)이 치유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3일 뒤에는 발작까지 일으키며, 결국에는 안락사를 한 안타까운 케이스 였습니다.

강아지에 대한 포도의 독성에 대한 기전은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포도를 섭취한 강아지는 급성신장부전(Acute Renal Failure) 및 신경계 문제를 일으킵니다. 급성 신부전을 일으켰던 강아지들은 치료를 받아도 운이 안 좋으면 만성신장부전(Chronic Renal Failure)으로 평생 고생을 하게 됩니다.

포도알맹이, 포도껍질, 건포도, 와인 등은 강아지들에게 치명적입니다. 와인은 알콜 성분이기 때문에 먹이는 분들이 없겠지만, 특히 건포도의 경우에는 독성이 일반 포도에 비해 6배 이상 강합니다. 포도씨 추출물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는 포도 계열의 먹는 것들은 그냥 안 먹이는게 좋습니다.

요즘에는 반려동물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사료 외에 과일 등 사람이 먹는 것들을 주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사과, 양배추, 닭가슴살 등을 많이 줍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이런 음식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다양한 음식을 주는 보호자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정보를 단순하게 인터넷이나 지인에게서 '이런 게 좋다더라' 하는 ‘~카더라’ 통신으로 얻은 정보를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들은 책임이 전혀 없는 블로그의 내용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광고의 내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려동물에게 좋은 걸 주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만약에 그런 정도의 애정을 가지신 보호자라면, 검색을 할 때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논문 등을 참고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수의사 생활을 하면서 반려동물의 식생활과 관련해서 사료만 먹였는데 이상하다고 내원한 보호자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오히려 넘치는 애정으로 사료 외에 다른 음식을 먹여서 병원을 찾아온 보호자는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료만 정량으로 잘 급식해주는게 가장 안전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 이 칼럼은 병원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전 타임동물메디컬센터 외래 자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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