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나눠 쓰고 빌려 주면 돈이 되는 ‘공유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나눠 쓰고 빌려 주면 돈이 되는 ‘공유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09.18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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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택시를 기다리다 짜증이 난 한 신사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클릭하니 고급 세단이 도착하였다. 친절한 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목적지까지 편하게 도착한 신사는 가격이 다소 비쌌지만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과 승차거부, 불결한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단 훨씬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만족해하였다. 그런데 그 나라 정부는 이 회사의 서비스를 불법으로 간주했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우버(Uber)’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과 운전기사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은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고 있는 영업용 택시가 아니라 일반 차량과 승객을 연결해준다는 점이다. 승객은 택시를 잡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일반 차량의 운전기사는 쉬고 있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서비스다. 우버 서비스는 대 히트를 쳤다. 서비스 시작 4년 만에 전 세계 40여 개국, 150개 도시에서 우버 서비스가 등장했다. 벤처투자자들도 잇달아 우버에 거액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우버 서비스에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유경제는 대량생산과 이윤추구만 강조하는 자본주의에 대비되는 한 경제트렌드로 각광을 받았다. 불필요한 과잉생산과 과소비 대신 기존 제품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면서 자원도 절약하고 경제위기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행동이다. 최근 한국에도 진행되고 있는 커피매장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와 관련하여 집에 있는 텀블러를 가져와 커피를 가져가는 일도 프라스틱 일회용품을 줄이며 커피 값을 할인 받는 일석이조의 경제개념이다. 또한 제주도와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 가정의 빈방을 관광객에게 싼 값에 대여해주는 서비스, 소카와 같이 차량을 여러 사람이 시간단위로 나눠 사용하고 도착한 곳에 주차시키는 서비스도 대표적인 공유경제 비즈니스다.

우리나라도 이젠 ‘공유경제’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됐다. 사용하던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중고시장 형태부터, 쓰지 않는 물건을 맡기면 그 물건을 다른 사람이 빌려갈 때마다 수익금을 지급하는 형태, 공급을 갖춘 개인과 수요가 있는 개인을 연결해 주는 형태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의 ‘공유경제’가 등장하고 있다. 공유 민박, 공유 차량, 공유 주차장, 공유 아파트 등 ‘공유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어떤 흐름처럼 일상의 생활 속에 침투하고 있다. 며칠 있으면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다. 이번 추석에는 사랑과 감사와 경제적인 일들도 나눌 수 있는 ‘공유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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