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품 그립지만”… ‘잔소리·출근’에 추석 귀향 포기
“가족 품 그립지만”… ‘잔소리·출근’에 추석 귀향 포기
1106명 중 53% 귀향 의사 ‘없음’
직장인 상당수 고향집 대신 일터로 나가
  • 이훈학 기자
  • 승인 2018.09.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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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이훈학 기자] 취업 준비생인 김 씨(대전 서구·32)는 이번 추석 명절에 고향을 찾는 대신 취업 준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친척들의 취업 여부 질문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지난 설날 때 친척들이 ‘아직도 취업 못 했느냐’, ‘누구는 취업해서 벌써 결혼 준비를 하더라’ 등 취업과 관련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이번 추석에도 가족들에게 그런 소리를 듣느니 차차리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혼자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이 씨(대전 중구·42)는 계속해서 쌓이는 업무로 인해 그립기만 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 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업무가 줄지 않아 일을 나가고 있다”며 “너무 바빠 추석 때 부모님 드릴 선물도 사지 못해 지금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 조상의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는 등 가족 간에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는 이 시간, 추석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게 보이고 있다.

24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아르바이트 O2O 플랫폼 알바콜과 ‘추석 나기 계획’에 대해 총 11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7%는 귀향 의사가 있었지만, 과반수가 넘는 53%는 귀향 의사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향하지 않는 이유는 ‘(시골, 고향에)만나러 갈 친지가 없어서’가 23%의 득표로 1위에 꼽혔다. 이어 ‘잔소리, 스트레스가 예상돼서’(20%)였다. 이 이유에 대해서는 20대(27.6%)와 30대(26.5%), 그리고 구직자(28%)의 선택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는 ‘귀성길 정체로 미디 다녀옴’(15%)이 차지했다.

또 직장인 상당수가 추석에도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1106명 중 15%가 추석 연휴에도 출근을 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쌓인 업무(업무산적, 26%)’가 가장 많았다. 이어 ‘상사, 회사의 지시(22%)’, ‘성수기라서 쉴 수 없다(20%)’ 등 순이었다.

반면, 추석 연휴를 만끽할 수 있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명절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축제나 여행을 떠나는 등 추억 쌓기에 나서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이 씨(대전 서구·32)는 “그동안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떠나지 못했던 가족여행을 이번 추석 연휴에 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여행을 하는 동안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고, 직장을 다니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도 풀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대전 중구에 있는 고향집을 찾은 김 씨(42)도 “오랜만에 형제들이 한 곳에 모여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추석 명절이 주는 이 귀한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