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우선순위를 새롭게 점검하라
[양형주 칼럼] 우선순위를 새롭게 점검하라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10.07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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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미국의 서점가에는 꽤나 충격적인 제목의 책이 나와 진열되었다.

책의 제목은 ‘네 인생을 살해하는 방법(How to murder your life)’ 이다. 이 책의 저자는 캣 마넬로, 한때 ‘럭키’라고 하는 미국의 유명 미용패션 잡지의 편집장을 역임했던 뉴요커 여성이다.

그녀는 뉴욕 최상류층의 삶을 경험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가 어느 날 편집장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마약할 시간이 모자란다는 이유 때문이다. 충격적이지 않는가?

알고 보니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마약 성분이 든 각성제를 복용하며 자라왔다. 정신과 의사였던 아버지가 이것을 처방해주었고, 이것을 복용하면서 그녀는 탁월한 효과를 봤다.

의식이 너무나도 명료하고 또렷해지고 집중력이 생겼다. 성적이 수직 상승했고, 주변 친구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고, 인기를 얻었고, 부잣집 아이들의 파티에 끊임없이 초대받았다. 뉴욕에 있는 대학으로 와 학교를 졸업하고 마침내 꿈꾸던 유명 잡지사에 취직해 승승장구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너무나 많이 약에 의존했다.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동시에 속으로는 인생이 망가지게 되었다. 불면과 폭식증에 시달렸고, 마약치료소를 들락거렸다.

이런 상황을 본 주변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제는 마약을 그만하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그녀는 약을 끊는 대신 이런 자기 파괴적인 삶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의 ‘바이스(Vice)’라는 유명잡지에서 칼럼을 의뢰하고, 뉴욕타임스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인터뷰가 쇄도하면서 그녀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과 글을 모아 작년 말에 마침내 ‘How to murder your life(네 인생을 살해하는 법)’ 이라는 책을 내게 되었고, 이 책은 곧장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너무나도 성공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마약을 복용했노라 고백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네 인생을 살해하는 법’이다.

인생을 서서히 죽여가면서라도 성공한다면 괜찮다는 것이다. 기괴하고 무엇인가 소름끼치지 않는가? 한 번뿐인 인생은 소중한 것인데, 이 소중한 인생을 서서히 죽여가면서라도 성공하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인가를 조용히 돌아보게 된다.

이 정도는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는 자신을 망가뜨리며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관계와 꿈 모두를 성공의 이름으로 짓밟는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가을이다. 잠시 멈추고 지금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조용히 되돌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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