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아빠들이 달라지고 있다. ‘골드파파(Gold Papa)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아빠들이 달라지고 있다. ‘골드파파(Gold Papa)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0.09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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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 같은 마음 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하라고...’ 어릴 때 듣던 ‘아빠의 청춘’이라는 이 노래는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아빠의 바람이 가득 담겨져 있다. 자식만을 위하고 아내가 사다 주는 옷만 입던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들이 달라지고 있다. 일찍 퇴근하는 날에는 아내와 함께 마스크 팩을 하고 TV를 보고, 한 달에 한 번은 피부 관리를 받으며 쇼핑을 즐기기도 한다. ‘골드파파(Gold Papa)’로 불리는 이들은 쇼핑과 패션의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며 소비 트렌드까지 바꾸고 있다. 가정과 자녀에게만 신경 쓰던 중년들은 요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노란색 셔츠에 빨간색 슬림 핏 바지를 입고 구두 끈 없는 낮은 가죽 신 로퍼를 신고 유럽의 거리를 거닐고 있다. 등에는 백팩을 메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이 사람은 20대와 30대의 옷차림이 아니다. 얼마 전 종영한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에 출연한 배우 ‘김용건’씨의 패션이다. 3년 만에 돌아온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더욱 의미 있고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기며 매 회 시청자들에게 선물 같은 장면들을 안겨 주었다. 이번에 새로이 합류한 70대의 막내 ‘김용건’씨는 유럽의 도시를 가는 곳 마다 매일 아침 패선 감각이 넘치는 옷을 입고 여행을 하며 패셔니스트의 면모를 뽐낸다. 또한 여행 중 자신의 옷이나 모자를 사는 등 자신만을 위한 쇼핑을 즐길 줄 아는 그는 자신은 어릴 적 어렵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자기에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것들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골드파파는 패션 스타일에서 이전의 중년 남성들과 확연히 구별된다. 개성 없는 무채색보다 튀는 컬러를 좋아한다. 화장품은 물론 명품시계, 캐주얼 의류, 패션 악세사리까지 젊은 층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뽐낸다. 남성복을 파는 매장은 정장 판매는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캐주얼 상품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남성들이 여성들만 들었던 손잡이 없는 클러치까지 들고 다니는 멋을 부리기도 한다.

한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2%에 달하면서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골드파파가 급부상한 이유도 고령화 사회의 영향이 크다. ‘산업화 세대‘로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온 이들은 일종의 보상심리로 자신이 그동안 누리지 못한 자신을 돌보는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경쟁사회에서 승진과 가족의 안위만 신경 쓰고 달려왔으니 이제는 좀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로 신체나이가 젊어진 효과도 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60대까지도 중년으로 볼 수 있는 중년기가 늘고 있다. 신 중년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활동과 역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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