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에서 영감"... 빛으로 양자 정밀제어 기술 개발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 빛으로 양자 정밀제어 기술 개발
부산대 김광석 교수연구팀, 미국 '나노 레터스'에 논문 게재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10.17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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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양자링에 빛을 쪼이면 전자-전공 짝 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 엑시톤이 생성된다. (오른쪽) 엑시톤과 쌍엑시톤은 자기장에 대한 아하로노프-봄 진동을 발생시키는데 빛의 세기에 따라 그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왼쪽) 양자링에 빛을 쪼이면 전자-전공 짝 엑시톤과 엑시톤의 짝인 쌍 엑시톤이 생성된다. (오른쪽) 엑시톤과 쌍엑시톤은 자기장에 대한 아하로노프-봄 진동을 발생시키는데 빛의 세기에 따라 그 주기를 조절할 수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양자 상태를 정밀 제어할 수 있는 미래 양자기술의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학교 김광석 교수 연구팀이 아하로노프-봄 효과에 따른 양자 진동주기를 빛의 세기로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아하로노프-봄 효과(Aharonov-Bohm effect)는 전자가 특정 조건 하에서는 자기장 세기가 제로(0)인 공간에서도 자기장을 느끼는 것처럼 움직이는 특이한 물리적 현상이다. 1957년 야키르 아하로노프와 데이비드 봄이 발견한 이래 양자물리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져 왔다.

1980년대부터 초전도체와 금속 튜브 등으로 아하로노프-봄 효과를 관측해왔으나 시료 제작이 까다롭고 극저온 환경에서만 측정할 수 있었다. 또한 링 모양의 인공 구조물을 주로 이용하는 등 아하로노프-봄 진동 현상 측정을 위해서는 극도로 까다로운 실험 조건이 필요하다.

이처럼 기존의 연구가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실험이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양자 링을 활용하면 광학적인 방법으로 아하로노프-봄 효과를 한층 더 쉽게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광학적 측정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연구팀은 양자 링의 반경에 따라 아하로노프-봄 효과에 의한 양자 진동주기가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도 양자 링에 쬐는 빛의 세기를 조절하면 양자 진동주기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제어 기술이 가능한 이유는 빛에 의해 발생한 전자들이 양자 링 주변의 국소전기장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 양자 링의 파동함수 모양이 변형됨에 따라 아하로노프-봄 효과의 진동주기 역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빛에 의해 양자 링 파동함수의 모양이 변형된다는 이론 계산을 통해서도 실험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김광석 교수는 ”영화 '반지의 제왕'을 뒤늦게 보고 나노 스케일의 반지인 양자 링이 마법같은 양자의 비밀을 알려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호기심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관련 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하고 있다“ 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양자점과 원자의 장점을 모두 지닌 양자 링이 미래 양자제어 기술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10월 10일 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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