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객 편의성과 택시 운전자 생존권’의 싸움
[사설] 고객 편의성과 택시 운전자 생존권’의 싸움
  • 충남일보
  • 승인 2018.10.18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나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운전자로 참여하려면 ‘카카오 T 카풀 크루’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카카오 계정을 인증해야 한다.

카카오는 카풀 운전자 사전모집을 발표하면서도 언제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대 카풀 서비스를 놓고 카카오와 택시 업계가 맞붙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노조와 관련단체들은 18일 택시 운행을 중단하고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고 규탄 집회를 가졌다.

택시업계는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카풀 서비스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생존권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소규모 스타트업들과 다르다.‘카카오택시’ 서비스에서 보듯 카카오가 움직이면 전 국민이 따라서 움직인다. 만일 출퇴근 시간대에 사람들이 자가용으로 카카오 카풀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택시는 설 자리가 좁아진다.

이 제도의 도입은 ‘택시를 타려는 사람은 많은데 택시가 부족하다, 이러다 보니 카풀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보기술(IT) 업계 주장과 생존권 보장을 내세우는 택시업계의 입장이 정면충돌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장차 이 게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이냐다. 과연 택시 기사들이 우버를 몰아내듯 카카오 카풀을 몰아낼 수 있을까? 짧게는 성공할지 모른다. 국회와 국토교통부가 현행법을 들어 택시 기사 편에 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풀 서비스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2013년 8월 자가용 카풀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서울시와의 마찰로 겨우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고, 콜버스(CALLBUS)는 2016년 7월 전세버스를 활용한 심야 운송 서비스를 내놨다가 규제 탓에 주력사업을 바꿨다.

플러스(POOLUS)가 출퇴근 시간대에만 제공하던 카풀 서비스를 2017년 11월 24시간제로 확대했다가 형사고발까지 당했다. 기존 사업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규제 탓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국 승자는 카카오 카풀이 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카풀 서비스에 몰릴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기득권자들은 혁신 기술을 이기지 못했다.

국회엔 출퇴근 시간대 유상 자가용 카풀을 아예 금지하는 법안이 여럿 제출돼 있다. 정부와 국회가 혁신에 앞장서기는 커녕 되레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격이다. ‘고객 편의성’과 ‘택시 운전자 생존권’이라는 가치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어느편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느냐가 정부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