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실제 가격인하 효과 없어… 2조원 세수만 낭비
유류세 인하, 실제 가격인하 효과 없어… 2조원 세수만 낭비
  • 김일환 기자
  • 승인 2018.10.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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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유류세 인하가 실제 휘발유 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성엽(정읍 고창·평화민주당) 의원은 기재부와 한국석유공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 유류세 인하가 국내 휘발유 가격 인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지난 한 해에만 28조 원의 세수를 확보한 중요한 세금이며 동시에 높은 휘발유 가격의 원흉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실제 올 2분기 기준으로 휘발유에 부과된 유류세의 비중은 소비자가격의 47.2% 수준이다. 여기에 부가세까지 더해지게 되면 총 세금 비중은 56.3%로 올라가게 된다. 즉, 휘발유 1만 원어치를 사면 5630원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따라서 유류세를 인하하면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고 이는 소비 진작을 불러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지금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주된 이유이다. 

그러나 유 의원이 지난 2008년 10%의 유류세를 인하했던 사례를 조사해 보니 실제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당시 MB정부는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유류세를 10% 인하했다. 유류세 인하 전이었던 1~2월과 유류세 인하 기간 10개월 동안의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약 3%의 인상률을 보였다. 

또 동 기간 DUBAI 유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는 7.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 가격에서 국제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40% 전후임을 생각해보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정확히 국제유가 인상률을 반영했을 뿐 10%의 유류세 인하분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결국, 1조6000억 원의 세수만 낭비하고 국민 경제에는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유 의원은 “2008년 당시 유류세는 인하했으나 실제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결국 당시 유류세 10% 인하는 1조6000억 원의 세수만 날렸던 실패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 정부가 유류세 인하해 경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는 환영하지만 2조 원가량의 세수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고려해 실제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수 있도록 최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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