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환경칼럼] 녹색환경이 인류의 미래다
[한정규 환경칼럼] 녹색환경이 인류의 미래다
도로변 과일 먹어서는 안 돼
  • 한정규 문학평론가
  • 승인 2018.11.01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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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지나고, 들에는 벼가 누렇게 영글고, 높은 산엔 빨갛고 노랗게 알록달록 물들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때, 먼 길을 떠나 모처럼 고향을 찾았다.

인적이 드문 곳 도로가에 심어놓은 감나무에 가지가 꺾일 정도로 달려 있는 감을 보며 이곳 사람들은 인심도 좋다. 뿐만 아니라 정말 정직하고 양심 바른 사람들만 사는 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갔다.

어른 주먹만 하게 크고 탐스러운 감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욕심이 충동질을 하여 길가에 차를 세우고 두 눈을 두리번두리번하며 가지 하나를 꺾었다.
 
그리고 두 세 시간을 달리다 충청도 어느 중소도시로 들어섰다. 그곳 주변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사과가 달린 가지를 꺾었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도 즐거워했다.   

비록 도로변라고는 해도 그 감나무를, 사과나무를, 심어 놓은 사람이 있을 테니 주인이 있는 것 틀림없다.

그런 감과 사과를 훔치고 양심에 가책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미안한 생각 보다는 더 많이 꺾었어야 하는데 하며 아쉬워했다.

집에 도착 자동차 트렁크에서 감 송이와 사과송이를 꺼내 보니 잎이 새까맣고 군데군데 검은 반점뿐만 아니라 온통 새까맣다. 닦아도 닦이지를 않았다. 물로 닦으니 기름기가 둥둥 떴다. 매연이 까맣게 묻어 있었다.

하루에도 수 백 대씩 자동차가 지나면서 내 뿜는 검댕이 매연 등 배출가스에 저려 있었다.

그 지역 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손대지 않아 빨갛게 익은 감이며 사과를 두고 있는 걸 그것도 모르고 그 감이 사과가 달린 가지를 꺾어 집에 와서야 알았다.

문제는 자동차배출가스에 오염, 찌든 감이나 사과를 그 지역 누군가 따 겉에 묻은 매연만 보이지 않게 씻어서 시장에 내다 팔면 그 매연덩이 감을 사과를 모르고 사 먹을 거라는데 있다.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과일 팔아서는 안 된다. 그런 걸 따다 팔아야 할 형편이면 차라리 구걸하는 것이 났다.

누군가의 건강을 해치는 것 따다 파느니 남들로부터 동정을 받는 게 더 떳떳하다. 그리고 그곳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이곳 과일은 자동차배출가스로 오염이 돼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문을 써 많은 사람들이 지나며 보고 알 수 있도록 게시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주민 등에게 오염된 과일 그것을 따 먹지 말고 보고 즐기기만 하라고 해 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동지섣달 잎 하나 보이지 않은 앙상한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갛게 물든 감, 사과에 눈이 소복이 쌓여 희뿌옇게 그리고 까치가 쪼아 먹는 모습, 그랬다 이듬해 봄 가지에 새잎이 돋는 그런 풍경을, 그 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갖도록 잘 가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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