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리더십 교체 신중한 판단을
[사설] 경제리더십 교체 신중한 판단을
  • 충남일보
  • 승인 2018.11.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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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교체키로 하고 후임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특정 인물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물러날 가능성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각각 헌신적으로 일해왔으나 소득주도 성장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하강국면으로 들어서는 신호를 잇달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에서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 간의 갈등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두 사람의 동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새 경제팀이 들어선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있다. 무엇보다 경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최근에 예측한 2.7%도 쉽지 않고, 내년에는 2%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별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같은 달에 비교해 5만 명 이하에 머무는 심각한 고용 부진도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 고용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포용적 성장의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제 시행 등 정책의 부작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도 중요한 목표에 해당한다.
문 대통령이 후임자 선정에 고심하겠지만 후임 부총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므로 중량감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통령을 만나 경제정책에 대해 직언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리더십을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나눠 갖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디까지나 대통령의 직속 참모일 뿐이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가 너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면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견해차가 갈등이나 헤게모니 싸움으로 확대돼서는 안 된다.
경제리더십을 바꾼다고 해서 경제가 금방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중국 무역 전쟁, 중국경제 불안, 신흥국 위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 상황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 누적된 구조적 결함을 고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 경제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신뢰를 경제 주체들에 준다면 그 자체만으로 경제에 활력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울만한 인물을 후임자로 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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