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실 밖으로 뛰쳐나온 ‘스쿨미투’
[사설] 교실 밖으로 뛰쳐나온 ‘스쿨미투’
  • 충남일보
  • 승인 2018.11.0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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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터질 게 터지고 있다. 많은 학생이 ‘학교 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됐기 때문이다. 중·고교 여학생들이 급기야 거리로 뛰쳐나왔다. 전국의 여학생 모임 등 30여 개 단체는 학생 독립운동 기념일인 지난 3일 서울 도심에서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올해 4월 시작된 스쿨미투 고발은 여학생의 일상이 얼마나 차별, 혐오, 폭력에 노출됐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스쿨미투로 고발된 것이 일부 교사의 비상식적 만행이 아니라 성폭력이 상식이 돼 버린 학교 현장”이라고 꼬집었다. “이제까지 여성을 위한 학교, 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한 중학교 학생은 “(교사들이) 예쁜 학생은 무릎에 앉히고 ‘수행평가 만점 주겠다’라거나 ‘여자는 쭉쭉빵빵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또 전북에서 공동체 대안학교에 다녔다는 여성의 증언은 충격적였다. “가족보다 더 신뢰했던 교사한테 성추행과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당했다”며 “나는 거기서 계속 생활하려면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고 그동안의 고뇌를 털어놨다.

이들의 증언은 학교에 만연된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줬다. “학생 인권이 없는 학교는 성폭력을 은폐했다”며 “스쿨미투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의 이야기는 교실 안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교문을 벗어나 세상 밖에서 바뀌게 할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스쿨미투는 지난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이 국민신문고에 “남자교사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이 붙였다.

광주의 모 고교는 전수조사 결과 학생 180여 명이 교사들에게 성적인 모욕이나 추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날 집회에서는 ‘친구야 울지 마라, 우리는 끝까지 함께 한다’는 문구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집회에서 10개의 고발 사례를 발표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학교에서는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 학생들이 스쿨미투를 제보한 65개교 가운데 전수조사를 시행한 학교는 27개교에 불과했다. 일부 사립학교는 성범죄 교사 징계 권고도 수용하지 않했다.

이처럼 징계가 솜방망이 수준이었다. 학교측은 “너희가 선생님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교사가 윽박지르는 등 2차 가해도 있어 교실을 뛰쳐나와 학교 밖에서 스쿨미투를 외치는 이유이여 당국과 학교는 이들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스쿨미투는 18일 대구 동성로에서 2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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