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 아산무궁화축구단 도민구단 전환 어려워
'해체 위기' 아산무궁화축구단 도민구단 전환 어려워
8일 토론회, 막대한 재정 투입·적자 우려… 정체성 모호 큰 부담
  • 최솔 기자
  • 승인 2018.11.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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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충남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무궁화축구단 연계 도민구단 창단 건의 관련 토론회'

[충남일보 최솔 기자]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무궁화축구단을 살리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던 도민구단 전환이 사실상 무산된 모양새다.

막대한 재정 투입과 매년 큰 폭의 적자 발생 우려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아산시의 요청으로 8일 충남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무궁화축구단 연계 도민구단 창단 건의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도 도민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범준 백석대 교수는 "도민구단은 정체성이 모호해 관중을 끌어모으는데 한계가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스포츠는 흑자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천안시 실업팀이 참가하는 내셔널리그가 2020년 없어진다. 차라리 이 실업팀을 프로팀으로 전환하면 산업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천안은 프로축구를, 아산은 유소년을 전담하는 '축구 클러스터' 개념으로 하는 연계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용배 단국대 교수도 "도민구단을 운영할 경우 막대한 적자가 예상된다"며 "천안에 축구센터(NFC)를 유치한다는 전제 하에 실업팀을 프로팀으로 전환하고 한시적으로 도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적 측면만 강조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장은 "도민구단의 경우 정체성 모호함이 하나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적자, 산업적 측면만 강조하면 안된다. 그런 논리라면 합창단이나 악단 등 문화예술도 필요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운영 충남도의회 의원(아산2)도 "축구 발전이 선수들만의 것은 아니다. 세계 무대에서 국위선양과 국민 자존감을 높여주는 만큼 국민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지 적자라는 표현을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궁화축구단이 사라지면 유소년 선수나 입대를 앞둔 선수 대다수가 갈 곳이 없어진다"며 "도민구단과 시민구단 사이에서 '핑퐁'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도와 시가 협의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피력했다.

양승조 지사는 "도민구단을 창단할 경우 스포츠산업 진흥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효과가 기대되지만 막대한 창단 비용과 운영 비용, 매년 30억 원 가량의 적자 등이 우려된다"며 "도민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다시 한 번 토론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0월 창단한 무궁화축구단은 2023년부터 의경 선발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선수 수급 문제로 내년 리그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K리그 규정상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으로, 내년 초 전역자가 생기면 14명만 팀에 남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9일까지 무궁화축구단의 K리그1 승격 최종 결정을 오는 19일로 유보했다.

한편 충남도는 2010년 민선 5기 공약으로 도민구단 창단을 검토했지만 재정 부담과 기업 협찬 어려움 등을 이유로 2011년 8월 포기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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