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듯... 관념 거부하는 童心의 세계
낙서하듯... 관념 거부하는 童心의 세계
15일부터 서양화가 오세열 Untitled展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6층 아트센터 쿠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1.11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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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홍석원 기자] 추상도 구상도 아닌 반추상적 화면을 고수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 오세열.

‘오세열 Untitled’展이 (재)골프존문화재단 주최로 대전 아트센터쿠에서 11월 15일(목)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 목가적인 풍경속의 인물부터 80년대 거친 인물상, 그리고 90년대 이후 최근까지의 기호학적 작업 등 시대적으로 변화해 온 오세열 작가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직관적으로 화면을 짠다. 작품에는 어린아이가 쓴 것 같은 낙서와 비뚤비뚤한 이미지들이 의도적으로 서투르게 배치돼 있다. 인물들은 단순·추상화돼 있고 그림 여기저기에 단추, 포크, 치간 치솔 등 각종 오브제도 붙어 있다.

인물들은 일반적인 인물화처럼 실제 모델을 보고 그린 게 아니라 작가가 상상해서 표현했다. 또한 숫자의 배열은 어린 시절 어디엔가 써내려갔던 낙서를 떠올리게 하는데 그 중심에 놓인 꽃의 이미지와 함께 관람자들에게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게 한다.

작가는 특유의 단순한 색체와 형태, 유채, 콘테 등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캔버스에 기름기를 뺀 유화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두꺼운 질감을 만든 후, 건조한 표면을 면도칼로 긁어내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의 작품에는 흔적과 작은 오브제의 결합을 통해 어린 시절 낙서 같은 순수함이 나타는데 이는 시각화된 기억의 흔적이자 그 흔적들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상상의 공간이다. 그는 항상 “내게 캔버스는 동심의 도화지다. 그림은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작품에 어떤 제목도 붙이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고정관념이라는 틀에 갇혀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제목도 ‘Untitled’로 잡았다.

물질적인 것에만 매달리는 현대사회에서 소멸해 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아련한 옛 기억을 바탕으로 한 친밀한 정서와 낯선 경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재)골프존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예술인 지원사업 중 작가 도록제작 후원을 기념하는 세 번째 전시로 2019년 1월 16일까지 계속된다.

Untitled, Mixed media, 80.3x65.2cm 2018년
Untitled, Mixed media, 80.3x65.2cm 2018년
Untitled, oil on canvas, 63x63cm 1977년
Untitled, Mixed media, 91x72cm 1992년
Untitled, oil on canvas, 63x63cm 1977년
Untitled, oil on canvas, 63x63cm 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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