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신이 내린 물방울 ‘와인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신이 내린 물방울 ‘와인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1.1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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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와인을 “신이 인간에게 내린 물방울”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와인이 인간에게 매우 유용한 물질임을 말해주는 것인데, 와인의 항산화 작용은 파킨슨씨병, 치매, 류머티즘, 통풍 등의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민간요법에도 자주 등장해 왔다. 서양에서는 와인을 노인들의 간호사라고 부르는데, 이는 와인이 노인들의 생명 연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물며 성경에도 보면 ‘이제부터는 물만 마시지 말고, 네 위장과 자주 나는 병을 위해 포도주를 조금씩 마시라’는 구절(디모데전서 5장 23절)이 있다. 이처럼 와인은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과 유익함을 주어 왔다.

와인의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포도의 질’과 ‘코르크 마개’다. 이런 점에서 지난 50여년은 와인 생산에 매우 유리한 시기였다. 포도 재배 지역의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포도의 당도가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의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와인 생산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리고 와인 맛에 큰 영향을 끼치는 ‘코르크 마개’의 재료인 참나무의 품질도 떨어지고 있다. 코르크 마개는 압력을 가해도 길이가 늘어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결국 와인과 공기 간의 접촉을 차단시키고 극미량의 산소만 통과시켜 와인의 숙성을 도와주는데, 이런 코르크 마개의 품질도 기후변화로 인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기후변화로 프리미엄 와인 생산지는 울상이지만 중국은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와인 생산지가 점점 추운지역으로 바뀌면서 최근 중국에서 포도를 생산하는 면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가격 대비 품질을 뜻하는 ‘가성비’가 소비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중국의 와인시장은 매우 커졌다. 요즘은 와인을 선물하거나, 음식점이나 가정에서 자주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만큼 흔해지고 값이 싸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와인 역시 적자생존과 경제학 원칙이 적용되는 냉혹한 현장이므로 생산자들은 더 뛰어난 가성비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와인의 맛은 객관적이지 않고, 개인에 따라 각자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와인은 다른 주종보다 오감을 고루 만족시키면서 향기로 즐기기 때문에 가성비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매우 값비싼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럼에도 사람들은 가성비 좋은 와인을 찾으며 대다수 소비자들이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성비를 꼽는 것은 경제적 소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소비자의 선호 문화가 가성비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린 이 기회에 편하게 더 가벼운 주머니로 이 와인들을 즐기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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