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 다양한 이슈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매일 한 명씩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리는 이 시리즈를 통해 사회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소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아기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했던 큰아이를 위해서 시작했어요.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해 유해성분을 빼고 피부에 좋은 성분만 넣은 천연비누, 천연화장품을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어요. 좋은 원료는 좋은 제품을 만듭니다”
아토피 아이에 대한 걱정과 사랑으로 창업에 뛰어든 겁 없는(?) 젊은 엄마가 있다. 바로 대전에서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뽀뽀스킨 조혜진 대표(30)가 그 주인공이다.
조 대표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첫 아이를 위해 천연비누와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창업에 대한 열정으로 2013년 8월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일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조 대표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뽀뽀스킨 ‘정성과 열정’으로 通하다
조 대표는 ‘소득이 줄어도 품질과 타협하지 말자’을 경영방침으로 고객과의 신용과 믿음을 강조한다. 그는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 ▲신뢰와 만족을 주는 기업 ▲정도와 견실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뽀뽀스킨은 올해 30가지의 제품들을 국가 공인시험기관 연구소에서 무독성, 납, 비소, 수은, 안티몬, 카드뮴 등등 적합판정을 받아 믿을 수 있는 제품임을 인증받았다. 현재도 상표등록은 진행 중이다.
조 대표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땐 부부싸움도 빈번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유명인사인 저희 남편은 저를 이해를 못 했는지 왜 밖에서 돈을 벌려고 하냐며 집에서 쉬라며 얼마나 부부싸움을 했는지 몰라요. 그때 왜 그렇게 화를 냈었냐고 물어보면 지금 만큼 열심히 할 거라고, 잘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해요. 지금은 저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조언자입니다.(웃음)”
조 대표는 공방을 운영해서 자격증반, 원데이수업을 진행하며 중학교 방과 후 활동 수업, 천연제품 만들기로 다양하게 출장강의도 많이 다녔다. 둘째가 어린 아기라 아팠을 때는 업고 수업을 할 때도 있을 만큼 정말 주변에도 말릴 정도로 열정이 뛰어났다고…
집안일에 소홀하면 또 남편과 싸움이 될까 봐 일도, 육아도, 집안일도 정말 열심히 하며 달려온 결과 올해 2월 식약처에 인증받은 제조업장, 화장품 판매업장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 최고의 품질에 사랑을 더하다
뽀뽀스킨은 따로 광고를 내본 적이 없다. 그래도 연 매출 2억 이상을 내는 건실한 기업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단골손님으로 입소문을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이곳 제품에 첨가되는 원료는 모두 EWG(Enviromental Working Group) 그린 등급이고 대부분 1등급 원료들로 만들어지며 함유되는 방부제도 1등급에 속한다.
유통기한은 6~10개월로 짧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만들기에 힘은 들지만, 고객 만족도가 높고 그만큼 신뢰도 높다.
스킨케어, 클렌징, 마스크/팩, 바디케어, 헤어케어 등 모든 제품에서 호평이 가득한데 그 중 보습 제품들이 가장 인기다.
“1등급 원료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자극이 적은 계면활성제로 샴푸, 바디워시도 만들어 가족 모두가 사용하고 있죠. 소규모 업체이다 보니 원료들이 대용량이 아니라 적은 용량을 그때그때 구입하기 때문에 원료비용이 정말로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연구소에 인증받는 비용이 정말로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적자가 날 때도 있지만, 가격은 변동하지 않고 있어요. 대부분 만 원 선으로 저렴합니다”
◆ 여성이 가지는 ‘섬세함’과 ‘안정적인 경영’
조 대표는 여성 기업인의 장점으로 ‘섬세함’과 ‘안정적인 경영’을 꼽았다. 여성의 특성상 모험을 잘하지 않고 꾸준한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성은 남성이 가지고 있지 못한 섬세함이 있어요. 섬세함은 매우 찬찬하며 세밀하다는 거잖아요. 여기에다가 꼼꼼함도 갖췄죠.” “저는 무엇보다 신용의 가치성을 믿어요. 신용은 사업의 바탕이라고 생각해요”
◆ “창업, 고민보다는 믿음과 결단력 있어야”
조 대표는 창업에 있어서 고민보다는 할 수 있다는 믿음, 밀어붙이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듯이 고민보다는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실천할 수 있는 행동력이 중요해요. 아무리 좋은 결정도 시기를 놓치면 소용이 없죠. 차라리 나쁜 결정을 빨리 내려 빨리 실패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죠. 실패를 경험 삼아 빨리 다른 것을 시도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는 다만 준비 없는 창업은 안 된다고 얘기한다.
“창업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끈기와 열정, 신뢰성 그리고 적응력도 필요하죠. 단기간에 변화와 성공을 바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랜 기간 동안 신뢰를 쌓아나가야 비로소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죠”
◆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조 대표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그는 매달 대전지역 보육원과 미혼모시설 등에 제품을 보내주고 있다.
“제품을 만들면서 사랑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대부분 사람은 나눔에 대한 의지는 갖고 있으면서도 시작점을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랑 나눔 활동은 사소해 보이지만 작은 활동, 내 주변에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어요. 주변에 소외된 곳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고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나눔 방법도 찾을 수 있죠.”
◆ “직원을 가족같이” 직원 사랑 남달라
조 대표의 직원 사랑은 여타 기업들과는 다르다.
“여기서 저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직원이 아니라 가족입니다. 가족들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잖아요. 저도 그래요. 눈만 봐도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몸 상태가 어떤지. 같이 고생하고 (사업에 대해)알아가고 서로서로 가족같이 챙기죠.”
그는 얼마 전 직원의 제품 배달 사고에도 화내기보다는 웃음과 포옹으로 실수를 감쌌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죠. (직원이)난감해 할까 봐 웃으며 격려를 해준 적이 있네요.”
◆ 대전은 ‘제2의 고향’
조 대표는 10년 전 대전에 있는 대학에 합격해 대전과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대전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여성 기업인으로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주위의 도움 없이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여성 친화 도시를 지향하는 대전시는 여성 기업인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노력하는 사람이나 기업은 희망이 있습니다” 그는 대전시에 여성 기업인 지원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조 대표는 “매출 이익 증대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업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발전해 나가는 뽀뽀스킨을 주목해 주세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