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선상 야구장이 아니라 선상 멀티파크다”
황인호 “선상 야구장이 아니라 선상 멀티파크다”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17]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12.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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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대전 동구가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고 구민이 행복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기본 토대는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달려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미래형 먹거리인 관광 동구 만들기에 모든 것을 걸고 국비·시비는 물론 민자와 외자 유치 등 비즈니스 구청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민선 7기 대전 동구청장 취임 5개월, ‘비즈니스 구청장’을 자청하며 그동안 낙후를 면치 못했던 동구의 틀을 새롭게 짜겠다는 황인호(60) 청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이미 지난 9월 취임 100일을 맞아 ‘새로운 가치의 동구, 신바람 나는 동구민’ 실현을 기치로 6대 분야 56개 공약사업을 확정했으며, 기존 문화공보과를 관광문화체육과로 개편하고 역세권개발담당 및 민자·외자 전담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과감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최근에는 ‘관광 동구 만들기’의 일환으로 대전 새 야구장 유치활동 전면에 나섰다. ‘대전역 선로 위에 야구장을 짓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황 청장은 “대전시 새 야구장 건설과 맞물려 명분상 야구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내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야구장이 아니라 축구는 물론 대규모 공연과 축제가 가능한 멀티파크”라며 “이를 전 세계적 랜드마크로 만들어 동구 관광과 경제활성화의 기폭제로 삼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황 청장을 만나 앞으로의 구정 운영 방향과 관광 동구 발전 계획을 들어봤다.

-취임 초기부터 ‘관광 동구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나.

크게 자연생태자원 활용과 역사문화자원 활용 두 가지 축이다. 우선 자연생태자원은 동구의 국그릇과 밥그릇이라 할 수 있는 대청호와 식장산·만인산 개발이 핵심이다. 최근 대청호는 전국에서 가을에 가장 찾고 싶은 곳으로 선정됐다. 대전권역 미래 식수원이기도 하지만 추동선과 회인선 호반길을 따라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식장산은 대한민국 숲정원 1호로 지정돼 내년부터 60억 원이 투입된다. 최근 한옥전망대가 들어섰고, 부대시설도 계속 확충하고 있다. 이를 만인산까지 연결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에 대해 용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상소동 오토캠핑장 확대, 산내 테마파크 조성 등도 함께 추진중이다. 동구는 이러한 자연생태자원을 활용한 관광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특히 대청호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이 크다.

대청호반 500리 길의 80%가 바로 동구이고, 회인선 26.6㎞엔 벚꽃길이 있다. 내년 4월 5~7일 제1회 벚꽃축제와 더불어 마라톤 경기를 계획 중이다. 벚꽃 터널길을 달리는 지상 최대의 아름다운 축제가 될 것이다. 추동선에는 국화축제장 인근에 정크아트갤러리가 만들어진다. 최근 작가들과 MOU를 체결하고 작품 2000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추동선과 회인선 약 2㎞를 연결하는 연륙교 계획도 짜고 있다. 내년 국비를 신청해 빠른 시간 내 사업에 착수할 것이다. 이를 연결해 마라톤 대회를 진행하면 춘천호반보다 더 멋진 축제가 될 것이다. 최근 인천대교, 거가대교, 마창대교, 선유대교 등 전국에 연륙교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 지역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교량의 역할이 그렇게 중요하다.

-역사문화자원 활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대전 교통의 100년 역사를 간직한 대전역 철도박물관 유치와 함께 산내 이사동 민속문화마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이다. 이사동은 한국판 장례, 제례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으로, 지금 뿔뿔이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한데 모아 개발한다면 외국인은 물론 후손들이 한국의 고유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이어 산내 곤룡골도 역사문화단지로 개발을 추진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6.25 전쟁과 연관돼 거창, 노근리, 산청, 함양, 제주 4·3공원 등 있는데, 그 마지막 종착지가 바로 곤룡골이다. 최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도 제작됐는데, 단순한 추모공원에서 벗어나 전쟁의 참상을 일깨우고 영화·관광산업으로도 연결되는 명소로 만들고 싶다.

-최근 대전 새 야구장을 대전역 선로 위에 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실성이 있나.

대전시에서 야구장을 추진하면서 ‘선상 야구장’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우리가 겨냥하는 것은 대규모 공연과 축제, 축구까지 가능한 ‘선상 멀티파크’다. 대전역은 대전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접근성이 좋은 교통의 요지이다. 이곳에 멀티파크, 그것도 철도 위 지상에 이런 시설이 들어선다면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대전 경제활성화를 위한 획기적 기폭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야구장이 새로운 부지를 찾아 떠나는 단순한 평면이동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 막대한 부지매입비, 교통, 주차, 소음 해소와 함께 경제유발효과도 생각한다면 수직이동이 유일한 답이다.

-계획은 좋지만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는데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현재 동구 형편을 보면 쉽지 않은 얘기다.

다들 동구에 돈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생각의 차이다. 동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로당에 찜질방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계산하면 한 곳 당 4000만 원이 들어가지만, 리모델링·복합건축으로 가면 그렇게 많은 돈이 안 들어간다. 또 대규모 사업은 외부 투자를 받으면 된다. 쉽게 말해 우리는 자리만 펴주면 된다는 것이다. 동구국제화센터 영어마을 역시 영어권 도시와 자매결연을 통해 문화원을 세우면 될 일이었다. 다만 역외 자본유출은 MOU를 통해 일정 부분 규제를 하면 된다. 앞으로 동구에 돈이 없어 일을 못한다는 얘기는 없게 할 것이다. 그동안 못 받은 수당도 13억 원 예산을 편성 모두 주도록 했다. 역대 어느 때보다 돈을 풍성하게 쓸 것이다.

-이러한 돈을 끌어오려면 무엇보다 구청장의 역력이 중요할 텐데.

동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비서실장이 정교수 출신이다. 뭐든지 목표가 있으면 거기 걸맞은 재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그런 브레인 충원을 다 했다. 그동안 실효성 없이 단순한 우호관계만 유지하던 해외 도시 자매결연도 쌍무적, 경제적 관계로 개편할 것이다. 국비·시비·민자·외자 가능한 모든 재원을 모두 끌어모으고, 대전 동구에 각 나라의 깃발이 휘날리게 할 것이다.

-동구는 인구감소와 노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인구유출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동구뿐 아니라 대전 전체가 겪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다만 동구는 5개 구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시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정비가 진행되면서 거주인구는 어느 정도 확보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단순한 인구 확대가 아니라 새로운 정주인구 발굴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인프라 개발을 통해 전국에서 손꼽히는 주거환경, 꼭 살고 싶은 고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와 함께 교육·노인복지도 필수적으로 검토될 부분이다. 미래사회에 최적화된 다양한 혁신학교 발굴·육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평생학습시설로 교육 동구를 완성하고 사각지대 없는 복지정책으로 모두가 행복한 행복 동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전 동구는 그동안 빚 지고 빚 갚는 세월을 보내면서 어깨가 크게 쳐져 있었다. 신바람 나는 동구, 새로운 가치를 계속 창출하는 동구를 만들어야 한다. 각 동마다도 돈벌이가 될만한 관광자원이 무엇인지 찾아 그 로드맵을 만들 것이다. 또 전국 어디서 오든 동구에 가면 숨겨진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것이다. 그 맥을 찾아 돈 버는 동구를 만들어야 한다. 자원과 재원이 부족한 것이다. 사고를 바꾸면 신바람 나는 동구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나가 싸우는 ‘파이팅(Fighting)’이 아니라 신나게 도전하는 ‘익사이팅(Excit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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