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직도 그 자리"... 교통사고로 5세 딸 잃은 어머니의 눈물
"세상은 아직도 그 자리"... 교통사고로 5세 딸 잃은 어머니의 눈물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12.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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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전경./충남일보DB
대전지방법원 전경./충남일보DB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저는 아직도 딸 아이를 잃은 그 날 그 횡단보도에 서 있습니다..."

5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운전 부주의로 5세 여아를 사망케 한 피고인 A씨(45)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린 대전지법 403호 법정. 딸 아이를 잃은 어머니는 마지막 발언에서 딸 아이를 먼저 보낸 한 맺힌 마음을 담은 글을 읽기 시작했다.
 
"저는 아직도 딸 아이를 잃은 그 날 그 횡단보도에 서 있습니다. 지켜주지 못한 엄마로. 같이 가주지도 못한 엄마로. 아직도 거기에 그대로 서 있습니다. 차디찬 바닥에서 생을 마감한 내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온몸에 품고 미친년처럼 서 있어요. 판사님 느껴지시나요? 자식을 어떻게 가슴에 묻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딸 아이를 보낸 그 시간 속에 멈춰 있다는 피해자 어머니는 A씨의 항소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저는 여전히 고통 속에서 몸부림 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운전 부주의로 겨우 5살 아이가 아무 잘못도 없이 그리 아프게 생을 마감했는데 저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억울해서 항소를 했을까요. 수없이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본 적도 느껴본 적도. 선처해달라는 말과 변명 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어머니는 아직까지 딸아이의 사랑한다는 목소리가 생생하다며 피고인을 엄벌해 너무나도 사랑하는 딸 아이의 한을 풀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딸 아이의 맑은 눈빛.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목소리. 아직까지 너무나도 생생합니다...판사님 반성없는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 너무나도 사랑하는 우리 딸 아이의 한을 풀어주세요."

이날 검찰은 "유족의 슬픔과 망자의 고통을 감히 생각할 수 없다"며 "유족들의 진술 등을 고려해 금고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고인이 된 아이와 그 부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7시10분쯤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차량을 몰고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B양(5)과 B양의 어머니를 치어 B양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금고 1년 4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안전보행을 담보로 해야 할 아파트 단지 내에서 교통사고로 5세 여아를 숨지게 해 그 과실이 중하다"며 "유족이 회복 불가한 고통을 입은 점,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A씨도 같은 이유로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