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 다양한 이슈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매일 한 명씩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드리는 이 시리즈를 통해 사회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소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의료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당진시에 둥지를 튼 당진종합병원은 지역 내 산업역군의 건강을 책임지는 유일한 종합병원으로서 지역 의료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동료들과는 우정을 나누고 환자에게는 친절을 나누고 소외된 이들에게는 봉사로서 나눔을 실천하는 당진종합병원은 당진시민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건강을 챙기며 종합병원 그 자체의 의미를 넘어 ‘따뜻한 희망의 별’이 되고 있다.
당진 주민들의 건강과 의료 편의를 위해 자신이 가진 전부를 쏟아부은 전우진 원장(67)을 만나 그의 이념과 비전,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당진종합병원에 의사 인생 42년을 쏟아붓다
충남 홍성에서 신경외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던 전우진 원장은 전 민종기 당진군수와 당진군의 열악한 의료인프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당진군에 종합병원을 설립할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주위에서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왜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느냐 우려가 컸다고.
“군이 시로 승격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종합병원입니다. 사실 당진군은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의료시설은 낙후돼 있어 많은 주민이 타 지역의 큰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죠. 당진군은 종합병원이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전 원장은 당진군의 열악한 의료인프라에 종합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당진군과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전 원장은 당진군의 시 승격에 있어 숨은 공로자다. 전 원장의 이러한 희생이 있어 당진은 시로서의 품격을 갖추게 됐다.
“개인이 민간자본으로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짓는다는 건, 사실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죠. 대기업이 사회 환원 차원에서 병원을 짓는 것도 아니고 저 혼자 이일을 감당해 오면서 그동안 사실 책으로 써도 모자랄 정도로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당진에 종합병원 설립은 당진군민의 숙원사업이었다. 1995년 한번 종합병원 설립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가 여러 어려움 때문에 무산돼 주민들의 실망도 컸다.
전 원장은 당진종합병원 기공식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꼭 당진종합병원을 꼭 완성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첫 삽을 뜬지 3년 만에 병원문을 열었다.
2019년이면 의사가 된 지 42년을 맞이하는 전 원장. 당진종합병원에는 그가 의사로 살아오며 쌓은 소신과 열정, 바람이 오롯이 담겨 있다.
“대학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게끔, 오히려 더 나은 병원이 되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병원을 설계했습니다. 수술실은 자동제어장치, 자동온도조절 장치 등이 포함된 최첨단 시설로 만들어 의사와 환자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수술하고 수술받을 수 있도록 했고, 응급실도 응급의학과 7명의 전문의를 둬서 지역의 응급센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과마다 특화를 시켜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소화기 클리닉, 고혈압/당뇨 클리닉, 통증클리닉, 척추/관절 전문 클리닉 등 전문화된 클리닉 센터를 개설해 지역주민들에게 더 정밀하고 세밀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설립 전부터 지역과 의료계에 화제가 됐던 당진종합병원은 전체부지 1만9834㎡(6000여 평) 연면적 1만6528㎡(5000여 평), 300병상 규모의 큰 병원이다. 최첨단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2대 및 CT(컴퓨터 단층촬영, computed tomography) 2대(16Ch, 128Ch), 약 2000종의 진단 및 치료용 장비 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4개의 수술실은 자동제어장치, 자동온도조절 장치 등이 포함된 최첨단시설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쾌적한 환경을 주고 있으며 고가의 의료수술용 초미세 현미경을 도입해 척추 수술 및 단지접합 수술까지 가능하다.
“충청남도 전체 7개, 당진시에서는 유일한 지역 응급의료센터로써 7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원내에 상주하며 응급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 원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당진종합병원은 현재 신경외과 1, 2, 내과 1, 2, 3, 일반외과 1, 2, 영상의학과 1, 2, 3, 신경과, 피부/비뇨기과, 정형외과 1, 2, 3,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25명의 전문의 13개 과와 통증, 척추/관절, 고혈압/당뇨, 대장/항문, 어지럼증/치매, 신장투석 등 각종 전문클리닉을 운영해 지역 주민 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사랑이 넘치는 병원, 머무르고 싶은 병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당진종합병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친절교육을 하고 있으며 쾌적한 환경과 최첨단의 의료시설, 우수한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성실한 치료를 통해 지역주민 건강 지킴이가 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진종합병원은 2011년 7월 25일 진료를 시작해 7여 년간의 누적 외래환자 약 111만여 명과 그중 응급환자로 지역 응급의료센터인 당원을 찾은 22만여 명이 내원을 하여 수술 및 응급치료를 받았다. 이러한 의료수요는 그동안 당진종합병원이 당진 주민과 인근 지역 주민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아왔는지, 또 건강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 응급환자 관리체계는 세계선진국 수준이지만, 아직 의료체계가 미흡한 충남 서북부에서의 응급치료를 통한 생명 구조는 그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봉사하는 삶을 꿈꾸다-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희망의 별 되고파”
당진종합병원의 이념은 ‘사랑을 실천하는 나눔의 공동체로서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희망의 별이 되고자 노력하는 병원’이다.
비전은 최고의 진료서비스로 사랑받는 병원, 직원 모두가 친절과 봉사로 지역주민과 하나 되는 병원, 최고의 의료기술로 신뢰 가는 병원으로 ‘우리 병원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최고 수준 진료를 통해 지역 주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이다.
가치는 나눔과 봉사, 신뢰, 상호협력, 인간중심이다. 이념과 비전, 가치에도 환자를 생각하는 전 원장의 소신을 알 수 있다.
“사랑을 나누고 실천하는 공동체로서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전문적인 통합 의료서비스를 실행함으로써 신뢰받는 의료기관의 임무를 수행하고 의료발전에 이바지하고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사랑의 서비스를 행함으로써 삶의 진정한 가치와 보람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또, 우리병원은 언제나 환자 중심의 자세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 원장은 병원의 미션을 ‘share, 나누자’라고 말했다.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는 우정을 나누고 환자에게는 친절을 나누고, 없는 자·소외된 자에게는 봉사로서 나누자는 것이다.
“우리 병원은 당진의 외국인 근로자들이나 소외된 소인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를 합니다. 이 미션을 실천해 나가는 하나의 과정이죠. 앞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이고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과 이 나눔의 정신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기업 성장의 동력으로 ‘기업문화’ 목소리가 높아지듯 전 원장은 병원도 잘되기 위해서는 ‘병원문화’가 잘 형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제가 ‘우리병원의 미션은 나눔이다’라고 혼자 이야기한들 뭐하겠습니까. 직원들이 따라줘야 의미가 있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 문화’입니다. 직원들이 일하는 병원이 즐겁고 신나는 장소가 되어야 주위 동료들에게도 잘할 수 있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도 친절을 베풀 수 있겠죠. 이제 그게 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환자를 진료함에서도 환자 중심의 확고한 소신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질병뿐 아니라 환자의 마음마저 치료하고자 애쓰는 의사(醫師)다. 그 정신과 소신은 義士(의사)에 가깝다.
“전 의사의 권리, 의권은 없다고 봅니다. 의사의 권리는 의사가 되면서 자동으로 갖게 되는 게 아니고 환자들에게서 나오는 겁니다. 단순히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명의는 아닙니다.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의사가 바로 명의죠. 치료할 때도 의사가 환자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으면 절반은 치료가 됐다고 봅니다. 그러고 나서 약이나 주사가 필요한 것이죠”
전 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당진종합병원은 지금부터가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앞으로 이뤄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
“최근 종합병원들은 늘어나는 검사 수요를 맞춰 자체적으로 건강센터를 지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 영상의학과 과장으로 오랫동안 일했었기 때문에 그 노하우를 살려 우리 병원도 종합건진센터를 오픈했습니다. 또 차차 노인요양병원, 산후조리센터 등 당진주민들의 의료 편의를 높이는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환자에게 행복을 주는 병원을 만들자’ 지금의 병원이 있기까지 하나하나를 꼼꼼히 챙기며 그가 마음속에 다짐하고 다짐한 생각이다. 당진종합병원을 건립하고자 마음먹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는 그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더 좋은 의료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료취약지역인 당진에 종합병원을 세워 당진의 의료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전우진 원장은 당진시 지역민들에게 다가온 ‘따뜻한 희망의 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