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문제를 아는 사람, 문제를 푸는 사람
[양형주 칼럼] 문제를 아는 사람, 문제를 푸는 사람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12.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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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감성 마케팅’을 쓴 김영한 작가는 마케팅전문가로서의 화려했던 경력을 뒤로하고 64세의 나이에 제주도에 내려가 새롭게 창업을 했다. 처음에는 산방산 부근의 경치 좋은 곳에 사진 스튜디오를 차렸다. 그러나 쫄딱 망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용기를 내어 그 자리에 카페를 창업했다. 바닷가 근처이기에 2층을 완전히 통유리로 만들었다. 이곳이 바닷가가 한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태풍이 몰아칠 때 태풍 치는 바다를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지며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도에 유명한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차별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원두를 수입만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제주도에서 커피나무를 직접 키워보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말렸다. 커피는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고, 제대로 키우려면 적어도 최저기온이 15도 이상 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영한 씨는 수많은 책을 보고 공부하고 연구하여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더 나아가 원두를 활용하여 커피 와인까지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런 숱한 시행착오를 얼마 전 ‘꿈이 있으면 늙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문제를 만나면 온몸으로 부딪치며 이를 치열하게 하나하나 풀어갔다는 점이다. 문제를 아는 것과 문제를 푸는 것은 전혀 다르다. 문제를 아는 것은 어느 정도 지식과 명철한 판단력이 있으면 된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 것은 온 몸을 던져 씨름해야 가능한 일이다.

어떤 분이 천국 가보니까 입만 온 분이 많다고 한다. 다들 입으로는 정답을 외치는데, 실제 몸으로 그 문제를 푸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탁월한 사람의 역량과 야성은 언제 생기는가? 문제 앞에서 직접 문제에 부닥치며 해결할 때 일어난다. 투덜거리는 것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비난하는 것 멈추길 바란다. 정죄하는 것 이제는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문제 앞에 외식하는 바리새인처럼 규정을 들어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떠한가? 지난 한 해 정답을 외치며 투덜거렸는가? 아니면 묵묵히 문제에 깊이 뛰어 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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