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박 겉핥기식 땜질 처방 절대 안된다
[사설] 수박 겉핥기식 땜질 처방 절대 안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2.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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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코리아’ 구호를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후진국형 민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생활 적폐 청산’을 주문했지만 우리 사회는 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사고 적폐’의 그늘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KTX 강릉선이 개통된 이후 열차 탈선과 같은 중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아직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개통 1년을 코앞에 두고 열차 탈선이라는 중대 사고라 아닐수 없다. 최근 발생한 KTX 오송역 단전 사고 등과 같이 고속열차의 탈선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강릉역 근교 KTX열차 사고가 발생한 곳이 강릉선과 영동선의 분기점인 만큼 선로 변환 장치 등에 문제가 생겼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KTX 열차 탈선 사고는 지난 2011년 광명역 근처에서 한 차례 발생했다.

당시에도 선로 전환기 너트가 빠지면서 사고가 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사고를 수습하는 동시에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이번에도 '인재'로 밝혀진다면 관리 소홀 책임을 묻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경기도 고양시의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도로 일대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가져온 민생 사고의 대표적 사례다. 이 사고는 난방기구 과열로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발생한 이후 또 안전사고가 난 것이다.

열 송수관 파열 사고 지점을 지나던 중 차를 덮친 100도의 뜨거운 고압 물 폭탄에 전신 화상을 입고 숨진 60대 시민이 안타깝다. 또 경기도 고양시 유류저장소에서 풍등 불꽃으로 인한 폭발로 대형화재사고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고가 인재로 밝혀졌다. 노후관을  사전 점검만 취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 아닌가. 이처럼 끊이지 않는 철도·통신 등 국가 기간망 관련 사건·사고 등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에만 KTX 열차 관련 사고가 6건이나 발생했다고 하니 불안해서 기차를 타겠는가? 국가 기간교통망의 잦은 사고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에서 보듯 이런 사고들은 자칫 대형 참사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초심으로 돌아가 안전을 위해 핵심 요소들의 총점검과 예방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자고나면 사고 불안이다. 이제 수박 겉핥기식 안전점검과 임시미봉의 땜질 처방으로는 반복되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사후에 법석을 떨 게 아니라 안전 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 근본적인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속담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되풀이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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