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우수한 국내과학자를 해외에 빼앗기는 우(愚)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김원배 칼럼] 우수한 국내과학자를 해외에 빼앗기는 우(愚)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8.12.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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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부분 국가는 옛날처럼 다른 나라와 한번 약속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국민에게 손해가 가는 일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동맹이나 혈맹이라는 이름으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국민에게 조금 손해가 가는 일이 있더라도 여러 가지의 명목으로 어려운 동맹이나 혈맹을 조건 없이 도와주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는 과거의 이와 같은 정이 통용되지 않고 강대국이나 약소국이 1대 1의 동일한 위치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국이나 먹고살기가 힘든 아프리카의 최빈국 간에도 과거와 같은 조건 없는 원조나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예를 들면, 미국과 같이 초강대국의 경우에도 인접해 있는 국가의 국민들이 자신들의 국가로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에 방벽을 치는가 하면 타국과의 국제수지가 적자라며 기존에 결정되어 운용되고 있는 국가간의 협약인 FTA와 같은 경제협약을 재협상하자며 힘을 이용한 압력으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고 있다. 옛날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통신 및 교통의 발달로 세계가 하나의 우산아래 있어 각국의 생활이 타국과 대비되고 소득수준이 여과 없이 알려지기 때문에 국제간의 상거래에서 조금도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지도자들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경우에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유무역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관세 보복행위를 서슴없이 강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미국의 무역정책 때문에 철강업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산업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 그토록 어렵게 협정한 한미간 FTA가 재협상을 통해서 일정분야를 조정하여 우리 기업인들을 난처하게 하였다.

강대국의 무역보복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은 그들 국가를 초월하는 특정분야의 기술우위 뿐이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기술혁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가 기술혁신 산업을 육성하기위해 실시하고 있는 벤처기업육성정책은 이와 같은 경제상황을 대비한 정책이라 하겠다.

그러나 많은 우리의 과학자들이나 기업은 우리가 신기술을 개발하여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규제가 너무 심하다는 불평들을 하면서 규제를 풀도록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의 규제정책이 포시티브정책으로 미국의 네가티브정책보다 규제의 정도가 훨씬 심하니 규제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료화된 우리의 정부조직은 이같은 불평이나 불만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많은 우리의 인재가 해외로 떠나고 있다.
 
요즘 한참 인기가 있는 자율자동차의 권위자 서울대 서승우 교수는 국내외서 자타가 인정하는 이 분야 최고의 과학자이다.

그는 이미 몇 년 전에 한국산 자율주행차인 “스누브”를 개발하여 운전자 없는 무인자동차의 상용화에 대한 꿈을 국내 자동차업계나 연구자들에게 알려 꿈을 부풀게 하였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의 자율주행차 사업을 포기하고 미국의 실리콘벨리로 사업장을 옮겼다 한다.

한국 자동차산업을 진일보 시킬 수 있는 훌륭한 과학자를 우리는 해외로 방출시킨 것이다. 서 교수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교수로 박사과정 제자들과 2015년도에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한국도로 사정에 적합한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만든 자율주행차인 스누브는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도심을 3년간 6만Km이상  무사고로 주행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의 규제장벽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에서의 사업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자라를 옮겼다 한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과학자들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과학자들에 의한 신상품 개발의 기대는 꿈일 뿐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 교수가 미국으로 사업의 본거지를 옮기겠다고 결심한 배경에는 틀림없이 그의 몸과 마음을 괴롭힌 규제라는 악조건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이 틀을 깨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서승우 교수는 계속해서 나타나게 될 것이고 우리의 혁신산업 정책은 성공하기 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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