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 경영마저 탈선해서는 안된다
[사설] 철도 경영마저 탈선해서는 안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2.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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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잦은 열차 사고로 불안감을 키웠던 코레일이 급기야 KTX 탈선 사고까지 일으켰다. 코레일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비상안전경영에 들어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KTX 탈선 사고 현장을 방문 "코레일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고, 더 변명의 말이 필요 없다"고 사과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코레일 본사를 방문, 철도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왜 열차 사고가 자주 터지는지 기가 막힐 뿐이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구간에서 열차 고장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 일쑤여 수 많은 승객들이 사고 날 때마다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

코레일은 자숙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사고 원인을 인력과 예산 부족, 낡은 설비 탓으로 돌리는 등 변명하기 바빴다. KTX 강릉선 탈선 사고 직후에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기온이 급강하해 선로상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며 엉뚱한 이유를 대기도 했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철도 사고가 일어난 것은 분명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오 사장 취임 이후 해고자 복직 문제와 남북 철도 연결, SR와 통합 같은 사안에 매달리다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코레일의 근무 기강 해이와 안전불감증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잦은 열차 사고의 근본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에도 담당자들만 문책하는 땜질 처방에 그친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철도 안전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이번 기회에 다시는 끔짝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개통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사고 구간의 신호시스템이나 선로공사가 처음부터 부실하게 시공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차제에 철도 업무에는 문외한인 오 사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한 것이 이런 사태를 야기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코레일은 올해 초 정치인 출신 오 사장이 취임한 이래 노조 편향적 경영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잇단 철도 사고 발생도 노사 간 긴장이 풀어지면서 근로 기강 해이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번번이 무시됐다. 코레일의 무성의와 무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오 사장이 사고 원인이 날씨탓이라는 얘기가 나돌자 “시베리아에서는 매일 열차 탈선사고가 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은 개통 이후 지금까지 ‘무사고 안전신화’를 자랑하고 있다.

시설과 장비가 우수해서가 아니다. 철저한 안전의식과 투철한 사명감이 신화를 만들었다. 코레일의 ‘무능 코드 인사’를 전면 교체하지 않으면 참사를 부를 개연성이 크다. 코레일 쇄신은 경영이 탈선해 있는 것이 아닌지 규명하고 문책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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