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현 “다당제 정착 새로운 정치, 대전에서 시작”
신용현 “다당제 정착 새로운 정치, 대전에서 시작”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27] 바른미래당 대전시당 위원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12.13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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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바른미래당에게 대전은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전신인 국민의당 중앙당이 바로 대전에서 창당했고, 시민들도 그동안 선거에서 지역색과 무관하게 굉장히 합리적인 선택을 해오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바른미래당은 대전에 대한 기대가 크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 보다 우리 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다당제의 기치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주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대전시당을 이끌고 있는 신용현 위원장이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시발점이 될 다당제 정착을 위한 노력을 대전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10일 대전 6개 지역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마치고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신 위원장은 대전시당과 함께 ‘유성을’을 책임지게 됐다.

이와 관련 신 위원장은 “20대 국회 비례대표로 뽑아준 당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대덕연구단지 출연연 기관장 출신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는 물론 대전발전에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근 비례대표 국회의원에서 본격적인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신 위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봤다.

-대전에서 30년 넘게 활동해왔고 현역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는데 아직 시민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역에서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웃음) 고향은 서울이지만 1984년부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며 원장에 이르기까지 32년을 살았다. 아버지는 충남대 교수로 근무하셨고, 남편은 연구소를 다닌다. 아들도 대전에서 초중고를 졸업했으니, 저에겐 대전이 고향이나 다름없다.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주로 전문분야인 과학기술 정책활동에 집중했고, 나보다는 당을 알리고 다른 사람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활동에 열심이다 보니 눈에 잘 띄지 않았을 것이다. 10년 넘게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에서 총무이사·부회장·회장을 거쳤고, 대전시는 물론 정부기관 각종 위원회에도 참여하는 등 대외활동도 많았지만 직접 시민들과 접촉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한 이상 지역구 주민은 물론 대전시민들과 소통하고 저의 면면을 알리는 일에도 집중할 것이다.

-원내부대표, 전국여성위원장, 비대위원, 수석대변인 등 초선 의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직책들을 맡아왔다.

비례대표 1번 국회의원으로서 ‘뭔가 당에 기여해야 하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그동안 늘 지도부 안에 있었다. 또 국회가 법조인은 할 일은 많은데, 여성 과학자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도 많았다. 전국여성위원장도 그런 생각에서 도전했고, 당당히 선거에 승리해 나름 역할을 다했다. 대변인도 처음엔 여러 번 고사했는데, 지나고 나니 저에게 굉장히 큰 공부와 자산이 됐다. 당 최고위원 선거에선 실패했지만 이러한 다양한 경험들이 결국 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구로 갔을 때 더 큰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인가.

당세가 좋아 많은 분들이 활동하고 있었더라면 아마 나서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대전시당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당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정치개혁과 다당제 정착을 위한 밀알이 되고, 한편으론 대전시와 과학기술계 발전을 위해서도 더 일해야 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양당제 아래 늘 싸우기만 국회를 바라봐야 했는데, 이번 20대 국회에서 국회 운영과 정책대안 면에서 다당제가 훨씬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되려면 우리 당도 지역구 의원이 더 많이 나와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저 역시 기꺼이 당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다음 총선에서 ‘유성을’에 도전할 것이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그동안 바른미래당에 대한 지지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사실 소속 의원 각각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고, 사안마다 내놓는 정책도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계개편 가능성에 선택을 미루고 당분간 지켜보고 있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자유한국당 개혁작업도 일정 부분 맞물려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보고 지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혁신적인 정당으로 거듭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내년 초가 되면 국민들도 그동안의 선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장 지지율을 걱정하기보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꾸준히 정책을 발굴하고, 경제정당으로서 대안을 내놓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바닥을 쳤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손학규 대표가 일주일 넘게 단식을 진행 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심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제도다. 다당제 정착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고, 이를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루어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지금 봐선 자유한국당도 그렇고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이 문제를 왜 예산과 연계하느냐고 하지만 이미 그 전에 타협이 됐어야 했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되니 예산이라도 걸고 하자고 했는데 그나마도 안됐다. 손 대표 말처럼 우리도 충격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편을 먹을 줄은 몰랐다.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 현재 지지율을 보더라도 바른미래당에 결코 유리한 것도 아니다. 다당제 정착과 민주주의 발전, 이 두 가지를 위한 우리의 진심을 국민들께서 알아줬으면 좋겠다.

-11월부터 시당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정확히는 직무대행이다. 최근 대전 6개 지역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당 조직과 운영을 정상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대덕구 지역위원장도 공모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책적으로는 대전지역 현안과 관련한 4차산업혁명, 과학벨트 예산이 어마어마하다. 한곳에 쓰이기보다 지역사회로의 낙수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과학벨트, 대덕밸리 리노베이션, R&D 배분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을 굉장히 많이 챙겼다.

원자력·악취 관련 유성지역 환경문제, 대덕테크노밸리 지하철, KTX 서대전역 감편, 어린이재활병원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각 위원장들과 협의해 잘 챙길 것이다.

-과학기술인 출신으로 대전의 4차산업혁명특별시 가능성은 어떻게 판단하나.

대전이 4차산업혁명특별시가 되려면 판교 모델로 돼야 한다. 사실 각종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기업연구소, 카이스트를 비롯한 대학들, 유능한 기술인력 등 전국에서 대전만큼 인프라가 많고 잘 갖추어진 곳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자리나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산업이든 플랫폼이든 아이디어 실현이든,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얘기하고 공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걸 잘 못 해 아쉽다. 판교보다 대전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는데,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지 못해 창조경제혁신센터 만들어 기업 몇 개 유치하고, 몇 번 모임 했는냐 하는 통계 잡는데 급급하다.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먼저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 프랑스에서 청년층 창업붐이 크게 일고 있는데, 그 배경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모여 관심사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어린 학생들도 주말이면 인근 학교나 다른 도시까지 이런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대전도 판만 깔아주면 된다. 문화가 달라 처음부터 잘되진 않겠지만 몇 번만 하면 잘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민과 당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우리가 지지율이 낮고 사람 수가 적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다당제는 꼭 필요하고, 바른미래당은 그 기치를 제대로 밟아갈 정당이다. 쉬운 길로 갈 정당은 아니다.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이번 대전에서 지역위원장 6명이 선출됐다. 모두 허황된 꿈을 좇는 사람들이 아니라 각각의 강점이 확실하고 소신이 강한 분들이다. 민생을 챙기고 합리적 대안을 내놓는 일을 묵묵히 한다면 국민과 시민들께서도 저희를 인정해주시고, 저희 당도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대전은 새로운 시도를 잘 받아주고 정치적으로도 수준이 높은 곳이다. 바른미래당이 이곳 대전에 희망을 걸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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