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 원내대표 어깨가 두 배로 무겁다
[사설] 한국당 원내대표 어깨가 두 배로 무겁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2.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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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신임 원내대표에 4선의 나경원 의원이 선출됐다. 나 원내 대표는 앞으로 1년 동안 자유한국당의 원내 대책과 여야 협상을 책임지게 됐다. 한국당 계열의 보수정당으로 역사상 여성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나 원내 신임 대표에 쏠린 기대가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과 역할을 맡아 기대가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의 오랜 앙금인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를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과제다.

그래서 나 원내대표는 당선과 함께 한국당은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있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는 것이 목표임을 강조 했다. 하지만 다음달에 활동이 종료될 비상대책위의 인적 청산 과정과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계파 간 갈등이 사그라들지는 두고 볼 일이다.

나 원내대표는 우선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위상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보수진영의 첫 여성 원내사령탑이 됐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여당과 야합하지 않고 당차게 싸우겠지만, 실력 있고 신뢰받는 당당하고 품격 있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 처럼 합리적이고 온건 보수로의 노선 변화에 기대를 건다. 

그러려면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때문에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지리멸렬한 보수의 면모를 일신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데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에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나 원내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가 해결해야 할 당 안팎의 과제가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 특히 범 친박계의 폭넓은 지지로 당선된 만큼 당내에서는 비박계를 끌어안아 계파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

최근 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어 탄핵 이전 지지율을 회복했다지만 자만할 상황은 아니다. 지지율 상승은 한국당의 선전 때문이라기 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른지 모른다.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제 기능을 회복하려면 정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는 길밖에 없다. 야당의 선명성을 유지하려고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해서는 정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가 어렵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변화의 의지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당장 정국 현안인 선거제도 개혁과 유치원 3법 등을 처리할 12월 임시국회부터 책임 있는 자세와 새로운 리더십으로 확 바뀐 한국당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나 원내대표는 비장한 각오로 당을 이끌어 가며 이번이 보수 재건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새로운 보수의 지향성과 가치를 찾기를 바란다. 때문에 나 원내대표의 어깨는 두 배로 무겁게 됐다.

어려운 민생경제 상황에서 희망의 어젠다를 제시할 책무에다 경선 과정에서 노골화된 계파갈등을 종식시켜 당을 하나로 만들어야 할 내부 과제까지 떠안고 았기 때문에 보수정당의 면모를 일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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