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방문의 해? 그 밥에 그 나물 아닌가요"
"대전방문의 해? 그 밥에 그 나물 아닌가요"
대전시 특색 담긴 관광객 유입대책 미흡... 실질적 성과 이어질지 우려 목소리
  • 이훈학 기자
  • 승인 2018.12.1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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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훈학 기자] “대전에 가볼 만 한 곳이 계족산밖에 더 있나요. 놀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안 생기네요.”

‘대전방문의 해’ 홍보 팜플렛을 유심히 살펴본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 씨(35·여)의 말이다. 직장인인 그는 팜플렛만 봤을 때 대전으로 출장갔을 경우 잠깐 큰 행사가 열리는 곳 몇 군데 정도 가고 싶을 뿐 굳이 시간을 투자해 찾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전방문의 해라고 해서 특색이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마땅히 준비하지 않은 것 같다”며 팜플렛을 도로 접었다.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 씨(30)의 경우도 반응이 비슷했다. 그는 대전시가 대전방문의 해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뒤 팜플렛을 바라보더니 “내년에 대전시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대형 행사를 준비한 것 같지만 기존에 있던 행사에서 한두 개정도 추가만 했을 뿐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만한 게 없는 것 같다”며 “팜플렛이 말하는 대전 명소는 이미 알려진 곳이다. 한마디로 특색이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관광객 유치 5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전방문의 해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시만의 새로운 특색이 담긴 관광객 유입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대전방문의 해는 대전시가 출범 70주년, 승격 30주년을 맞아 많은 사람이 대전을 찾아와 대전을 알고, 느끼고, 즐기게 만드는 관광정책사업이다. 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전방문의 해를 통해 국내관광 활성화 선도도시로 도약하고, 도시관광 및 관광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가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준비해 온 프로그램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는 나름의 관광객 유입대책으로 대전야시장 운영, ‘K-POP 뮤직페스티벌’, 국제관광 학술대회, 관광객 짐 본관과 휴식을 제공하는 ‘트래블 라운지 ’ 조성, 순환형 시티버스 도입. ‘시민이 만드는 유튜브’ 제작·운영 등을 꾀했지만, 타 지역이 이미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해 성공한 사례들을 벤치마킹한 것에 그치고 있어 대전만의 특색을 알 수 없다.

게다가 관광객 유치에 가장 큰 힘을 쏟을 몇몇 프로그램들은 일회성에 불과해 다시 대전을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흡입력이 부족하다. 대전을 타 지역과 비교해 기억에 남길만한 소재와 강하게 인식에 남겨줄 대전만의 색깔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지역 내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지 못하고 기존에 있던 장태산자연휴양림, 계족산 황톳길, 대청호반, 한밭수목원, 뿌리공원, 오월드, 대전스카이로드, 유성온천 족욕체험장, 대전문화예술단지, 엑스포과학공원 등만 끼워넣었다. 대전방문의 해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시의 홍보 부족으로 전국은 물론 대전시민들조차 대전방문의 해가 무엇인지 대부분 모르고 있다. 시는 올해 남은 기간 대전방문의 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0일 서울에서 선포식을 하고, 서포터즈 발대식, 길거리 홍보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펼쳐왔지만, 실상 시민들의 눈 앞에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전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강모 씨(50)는 “대전문방문의 해는 처음 듣는 소리다. 팜플렛이나 홍보물을 본 적도 없다”며 “사실 안다고 해서 별로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최모 씨(32)는 “제가 뉴스를 안 본 탓인지 대전시정에 관심이 없는 탓인지 대전방문의 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수경 우송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잔치는 소문을 내야 하는데 전혀 안 돼 있다. 대전시민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대전시가 특색을 살릴만한 모든 것을 갖춰놓고 대전방문의 해를 했어야 하는데 성급하게 기획한 부분이 있다. 이러다 실패를 맛보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부터라도 ‘교통도시 대전’ 답게 대전이 가지고 있는 교통을 이용한 콘텐츠를 마련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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