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과거 대전역은 대전의 중심이자 핵이었는데, 1993년 엑스포를 계기로 서구와 유성구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과학특구가 미래 대전을 이끌어갈 핵심이 됐습니다. 하지 이에 못지않게 동구를 비롯한 중구·대덕구 등 원도심을 어떻게 가꾸어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제가 지난 2010년 처음 대전시의회에 들어오고, 원도심활성화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러한 원칙과 소신엔 한치 흔들림이 없습니다.”
대전시의회 남진근(59) 의원은 대전역이 위치한 중앙동을 비롯해 효동·신인동·홍도동·삼성동·산내동 등 대전의 중심인 동구 제1선거구를 지역구로 하고 있다. 30년 넘게 이 지역을 지키며 때론 봉사자로, 때론 의원으로 주민들과 동고동락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그에게 원도심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도시재생을 통한 동구 원도심 활성화’를 제1공약으로 지난 6월 제8대 대전시의회에 다시 입성해 운영위원장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남 의원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정치를 시작한 계기는.
부모님이 교육에 대한 열의가 있으셔서 농사로 5남매를 모두 공부시켰다. 당시 충북 영동 시골에서 우물 안 개구리였기는 했지만 학생회장과 학도호국단 연대장을 쭉 해오면서 앞장서서 약한 친구들을 도와주곤 했다. 회상해보면 아마 그때부터 정치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지 않았나 싶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정치를 통해 더 큰 봉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2010년 주변의 간곡한 권유에 출마해 제6대 대전시의원을 지냈다. 한 번의 좌절이 있었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시 재선 시의원으로 선택을 받았다. 동구 원도심을 살리라는 주민들의 절실한 뜻으로 생각한다.
-지난 6대 의회에서 원도심활성화특위 위원장을 맡는 등 남다른 활동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원도심은 대전발전을 이끌며 영화를 누렸지만 둔산·노은·도안 등 신도심에 뒤처지면서 낙후의 길을 걸었다. 사실 전통과 이야기가 많은데 개발 미숙으로 침체되고 소외돼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 원도심활성화특위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부분에 집중해 하소동 산업단지와 상도동 오토캠핑장 유치, 대성동·하소동 도로확장, 가오동 전선 지중화 사업, 한약거리 재생사업, 청소년종합문화센터 건설, 동신과학고 유치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8대 의회에 들어와서도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대전역과 복합터미널 주변 용적률을 상향시켰고, 원도심균형발전 재원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코레일에서 대전역세권 민간사업자 3차 공모에 들어갔는데, 중앙시장 등 주변 상인·단체에서 크게 협조를 해주셨다. 원도심과 신도심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
-최근 대전시의회 출입 정치부 기자들이 뽑은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됐는데.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행정차치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지진·폭우·폭염·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집중해 심도 있는 대한들을 많이 제시했다. 현 상황에서 개발은 불가피하지만 가능한 자연과 환경을 해치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족하지만 기자들도 이런 노력에 공감하고 점수를 준 것 같다. 시민들을 위해 더 분발하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8대 의회 전반기 운영위원장으로서 특히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있나.
대전시의회는 초선 의원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를 고려해 의장단과의 소통, 의정활동 뒷받침에 신경을 많이 썼다. 서로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원만한 소통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쉬움도 있지만 무난하게 의회를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의회 초반 의원 상호 간 성향파악이 덜 돼 이해 부족에서 오는 작은 마찰이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점은 좀 아쉽다. 그동안 교육과 훈련이 꾸준히 이루어진 만큼 앞으로 세련되고 성숙한 의회가 되도록 더 잘 조율해 나가겠다.
-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회장직에 출마해 차점으로 수석부위원장에 선출됐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공조를 이뤄 의회 인사권 독립, 정책보좌관제 도입, 지방분권 지방자치 활성화 등 전국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며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엄격한 삼권분립을 기초로 한 만큼 지방의회도 입법과 행정이 분리돼야 한다. 대통령 시행령이 국회를 통과되면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 의회의 행복권이 아니라 시민 서비스를 위한 것이다. 인사권과 보좌관이 주어지면 더 활력 있고 전문적으로 의정활동 할 수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역할과 책임도 더 커진다. 의회는 상위기구가 아니라 집행부와 상생협력하는 방안 찾아 시민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는 기관이다. 더 많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의회상을 만들어가는데 노력할 것이다.
-최근 공공기관 이전 합리적 조정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대전시는 그동안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으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에서 제외되는 등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다. 대전과 세종은 엄연히 분리된 자치단체지만 이를 충청권으로 묶는 바람에 역차별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에 대해 남다른 의지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만 공공기관 이전이 안 되면 형평성에 안 맞고, 시민들의 좌절감도 클 것이다. 국회의원, 시장, 의장 등 정치권과 행정기관이 하나로 통일된 모습으로 유치활동에 적극 나서야 된다.
-허태정 시장도 말했지만 지금 대전은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해결책이 가장 시급하다.
맞는 말이다. 시민이 행복하고 잘사는 대전을 위해서는 경제기반이 탄탄하고 일자리가 풍족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저는 가칭 대전인적자원관리센터 설립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대전엔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
청년·여성·경력단절·노인·장애인 등 가용 인력자원과 기업 현황을 파악해 교육훈련 및 적재적소 배치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미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두 먹고 사는 걱정 없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가 바로 일자리다. 앞으로 4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다.
-동구지역 발전을 위한 구상도 소개해 달라.
대전역세권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관 사업이 다양하고 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커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마이스(MICE) 융복합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이스산업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컨벤션센터를 조성하여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사를 활성화하고, 세계자동차 전시장 및 세계음식문화 특화거리 조성 등의 콘텐츠 개발로 경제상승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대전을 포함한 우리나라 교통의 중심지인 동구가 바로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최적지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홍도동, 천동, 가오동을 중심으로 재개발 재건축에 적극 나서 실질적 인구유입 및 상권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앞장서겠다.
아울러 동구는 식장산, 만인산, 대청호, 이사동 등 풍부한 유무형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를 전국에 알리고 사람이 찾아오게 해 경제유발을 이끌어야 하는데, 현 황인호 청장과 힘을 합쳐 역점을 두고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특히 내년은 대전방문의 해인 만큼 시에서도 동구 볼거리, 즐길거리 개발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복합터미널·IC가 어둡고 침침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보다 활력있는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과학도시 브랜드에 맞춰 대합실 등에 로봇 모양 홍보·안내 데스크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민과 동구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8대 대전시의원에 당선되고 첫해 임기가 지났다. 전반기 운영위원장으로 원만한 의회 운영과 의원 소통, 민원 때문에 밤늦게까지 눈코 뜰 새 없이 일해왔다. 새해부터는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문제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시민을 위한 의회, 발로 뛰는 의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