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관계를 리셋하라
[양형주 칼럼] 관계를 리셋하라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12.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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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신조어 중에 단어 끝에 충(蟲)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이 유행이다.

충은 ‘벌레 훼’라는 글자를 세 개 합친, ‘벌레 충’이다. 충은 벌레가 세 개 이상 붙어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 한 남성이 공적인 자리에서 아이 엄마를 향하여 맘충이라고 했다가 엄마들의 큰 분노를 샀다.
뿐만 아니다. 얼마 전에는 한 사회학자가 한국 남성에 대한 책을 썼다.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마케팅하면서 광고에 “어쩌면 그렇게 한남스럽니?” 라는 카피 문구를 넣었다가 대한민국 남성들의 강한 분노를 샀다.
이는 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원래는 여기에 충을 붙여 ‘한남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또 인터넷이나 오프라인에서 욕설을 일삼고 민폐를 끼치는 10대들을 가리켜서는 ‘급식충’이라고 한다.
노년층은 틀니를 딱딱거린다고 해서 ‘틀딱충’이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에 주변을 이렇게 비하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건강한 관계를 설정하는 것에 어색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정과 지지를 받는 삶의 방식이 비난과 혐오를 통해서다.

내가 상대를 비하하고 미워하면 그런 나에게 동조하고 나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상대를 미워함으로 지자를 얻고, 상대를 미워함으로 지지를 받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생존 방식은 부정적인 기류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우리의 적을 증오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적이 사라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말 것이다”

지난 한 해 나는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했는가? 아니면 주변 사람들을 비방하며 미워했는가?
혹 지금도 부정적인 언어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관계를 재설정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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