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3.1운동 100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 “충청이 중심으로”
[신년기획] 3.1운동 100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 “충청이 중심으로”
  • 이호영·김형태 기자
  • 승인 2019.01.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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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태극기광장
독립기념관 '태극기광장'

[충남일보 이호영·김형태 기자] “여러분 우리에겐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본놈들은 우리나라를 강제로 합방하고 온 천지를 활보하며 우리 사람들에게 가진 학대와 모욕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0년 동안 나라 없는 백성으로 온갖 압제와 설움을 참고 살아왔지만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나라를 찾아야 합니다. 지금 세계의 여러 약소 민족들은 자기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어서고 있습니다. 나라 없는 백성을 어찌 백성이라 하겠습니까. 우리도 독립만세를 불러 나라를 찾읍시다.” (유관순 열사, 아우내장터 3.1만세운동)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다.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활화산처럼 일어난 3·1운동의 비폭력 평화정신은 아시아에서 반제국주의 평화운동을 촉발시켰으며, 이후 4월 13일 중국 상해에서 민주공화제를 기초로 한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히 충남 출신의 애국지사들은 이 과정에서 만세운동과 독립운동의 최선봉에 서며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발판이 됐다.

실제로 충남 천안에서는 1919년 4월 1일 당시 이화학당에 재학 중이던 열일곱 살 유관순 열사가 아우내장터에서 3000여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면서 전국적 저항운동 확산의 도화선을 마련했다. 이후 일제에 의해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 중 고문에 의해 열여덟 살의 나이로 산화하면서 3.1만세운동의 상징이 됐다.

이뿐이 아니다. 대전 중구 어남동 출신의 신채호 선생은 민족사관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수립하는 한편, 해외 비밀결사단체 조직과 임시정부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의 정신적 기초를 제공했다.

또한 홍성 출신의 김좌진 장군은 1920년 독립전쟁 사상 최대 승리로 꼽히는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 3300명을 일시에 섬멸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예산 출신의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해 홍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축하 행사장에 폭탄을 투척해 일본군 대장을 즉사시키는 거사를 성공시켰다.

이밖에도 홍성 출신의 승려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과 서천 출신 월남 이상재 선생은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석오 이동녕 선생은 임시정부 주석으로, 태안 출신의 문양목 선생은 미국에서 각각 항일운동을 전개하는 등 수많은 충남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 왔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재 독립운동가로 등록된 전체 1만 5180명 가운데 충청 출신이 1754명에 241명에 달한다. 충절의 고장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충청이 명실상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본산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독립기념관 '3·1정신상'
독립기념관 '3·1정신상'

현재 정부는 국무총리를 공동위원장으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올해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천안시 역시 독립을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고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40여 개 행사를 준비 중이다.

특히 구본영 천안시장은 “천안은 기적을 만들어낸 민족의 자랑스러운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이자, 조국 광복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겨레의 얼을 담아 세운 독립기념관이 위치해 있는 도시”라며 올해 3.1운동 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반드시 충남 천안에서 국가적 행사로 치러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준식 독립기념관 관장도 “3.1운동 과정에서 출범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라고 선언한 바, 이로써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주권을 갖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출범하게 됐다”며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은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4.19혁명 셋뿐으로, 이러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행사가 준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1운동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100년 간 온 국민을 하나로 연결하며 임시정부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토대가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충청이 있었다. 새해를 맞아 선열의 고귀한 정신을 이어받은 ‘충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뜻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이 봉착한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으로 가득 찬 미래를 가꿔나가는 데 모두가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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