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행정관-육참총장 만남 의혹 씻어야
[사설] 靑 행정관-육참총장 만남 의혹 씻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1.07 1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행정관이 장성급 인사를 앞두고 외부에서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 모 행정관은 국방부 인근 카페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다.

당시는 정기 장성급 인사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다. 청와대는 ‘군 인사는 인사수석실 담당 업무이고, 개별 인사와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장성 진급 추천권을 가진 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외부 만남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있다.

우선 외부 카페에서의 만남 자체가 적절하지 못했다. 청와대 설명처럼 군 인사를 앞두고 인사담당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에게 군 인사의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했다면 절차를 거친 공식 면담으로 국방부나 청와대 등에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했다.

청와대는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며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지만, 군으로 치면 대령급 정도인 행정관이 육군의 군정권을 가진 참모총장을 만나자고 요청하고, 외부 카페에서 이 만남이 성사된 것은 상식적 판단 기준과는 거리가 있다.

해당 행정관이 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했다면 군 실무자급에 대한 면담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당장 야당에서는 “코미디 같은 일,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토요일 오전에, 국방부 외부의 카페에서 청와대 행정관과 육군참모총장이 만난 것에 또 다른 이유가 없었겠느냐는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정 행정관은 군 장성 인사와 관련한 자료를 가지고 육군참모총장을 만나러 간 뒤 당일 해당 자료를 분실하기도 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담배를 피우러 잠시 주차하고 자료를 뒀다가 잃어버렸다’는 것이 당시 그의 진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분실 자료가 군사기밀이 아닌 정 행정관이 개인적으로 만든 자료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지만, 자료의 구체적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정 행정관은 이후 대기발령 조치를 거쳐 의원면직 됐다고 한다.
청와대의 해명에도 납득이 되지 않는 여러 점이 아직 남아있다. 좀 더 명쾌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