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는 시의원, 서민·노동자 대변인 되겠다”
“할 말은 하는 시의원, 서민·노동자 대변인 되겠다”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42] 이종호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1.0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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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이호영 기자] “대전시의회 22명 의원 중 20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시장도 민주당이라고는 하지만 의회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견제와 감시, 그리고 그 안에서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당이 같다고 무조건적 추종과 지원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저희를 뽑아준 시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협조 관계는 유지하지만 시민의 편에서 과감하게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개선할 것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시민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6월 노동계 대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전시의회에 입성한 이종호 복지환경위원장은 30년 가까운 노동운동 경력이 말해주듯 뚜렷한 주관을 피력했다. 본인 스스로도 “할 말은 하는 시의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지킬 줄 아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노동현장에서 제도권으로 들어오니 예상치 못한 어려운 점도 많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올바른 대변인이자 시민을 위한 충실한 심부름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해년 새해, 이제 2년 차 의회를 준비하고 있는 이종호 위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포부와 각오를 들어봤다.

-노동계 대표 출신 대전시의회에 입성한 지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하자면.

노동계 출신 대전 최초 시의원이란 상징성 때문에 주변의 기대가 많았는데, 아직까지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 않았나 싶다. 지역구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야 하고, 상임위원장으로 시 현안에도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나름대로 대전 전반 현장방문 등을 통해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고, 개선을 이끌어내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특히 대전복지관 및 주민센터 등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건물 관리부실에 대한 기능보강 및 관리실태를 개선하고, 원촌동 하수처리장 우수 범람문제를 밝혀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노총 대전지역본부 의장을 6선이나 했다. 노동계에는 어떻게 입문했나.

1980년 삼천리자전거에 입사해 대전지점에서 10년간 근무했다. 당시부터 의식이 있었는지 세 번이나 노조를 만들려고 시도했는데 여건이 녹록지 않아 결국 결성이 안됐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고 1990년 택시회사에 입사해 노조활동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전국택시산업노조 대전지역본부 의장을 맡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노총 대전지역본부 의장으로 18년을 일했다.

-올해 택시요금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인상되면서 일부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택시를 이용하는 층이 대부분 서민들인데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 하지만 그동안 6년간 요금이 동결되면서 택시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음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리고 택시와 관련해 불친철과 난폭운전 등 시민들의 지적이 많음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요금인상을 계기로 업계 전반에 자정노력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최근에 카풀 업체들이 운수시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택시도 친절하거나 안전하지 않으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앞을 노사가 힘을 합쳐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개선으로 시민들이 기분 좋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지난해 5분 발언을 통해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한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전시가 대덕특구융합연구혁신센터와 둔산센트럴파크를 추진하고 있는데, 모두 서구와 유성구에 쏠려 있다. 물론 공약이행도 중요하지만 사업에 선후를 따져 원도심을 먼저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현 목원대 대덕과학문화센터를 매입해 대덕특구융합연구혁신센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문제는 이 건물이 과거부터 매각과 관련 잡음이 많았고 현재도 계약 당사자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834억 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들여 꼭 여기에 혁신센터를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원도심에 혁신센터를 만들면 그 돈이 아니어도 얼마든 대상지가 많고, 일자리나 경제유발 효과도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일부 접근성을 따지는데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가 중요하지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연구원과 시민이 함께 어울리려면 도심으로 들어와야 한다.

둔산센트럴파크도 그렇다. 도심 공원을 연결하는데 2000억 원을 쓴다고 하는데, 대전시가 과연 그럴 형편인지 의문이다. 특히 둔산권은 지금도 주민들이 공원에서 충분히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시민 전체를 위한다면 공원과 문화시설이 열악한 동구, 중구, 대덕구에 그 자금 투입해 생활환경 때문에 서구·유성구·세종시로 떠나는 주민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난 연말 예결위가 둔산센트럴파크 관련 예산을 부활시킨 것에 반발해 복지환경위원회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나.

지난해 둔산센트럴파크 용역비 2억 원을 추경에 반영해 줬는데, 대전시가 용역을 진행도 안 해가며 또 홍보비 등 명목으로 6000만 원 예산을 올렸기에 상황을 봐가며 차차 진행하라고 상임위에서 이를 삭감했다. 그런데 예결위에서 해당 상임위가 아니라 시 말만 듣고 이를 부활시켜, 이러한 제도는 고쳐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앞으로 의회가 3년 반이나 더 남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런 사안 발생할 것이 분명한데, 그때마다 이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의원들이 결정한 사항을 집행부가 뒤로 작업을 해 뒤집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례가 됐든 규칙이 됐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동구 판암동·용운동·대동·자양동·대청동이 지역구인데, 지역 발전을 위해 시급한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누구나 알고 있듯 동구는 그동안 침체를 극복하고 미래 먹으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황인호 청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있는 관광벨트 조성과 선상야구장 유치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구청장과 시의원·구의원 간 정례적 만남을 통해 시에서 지원할 부분을 협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육을 위해,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동구를 떠나고 있는데, 앞으로 되돌아오는 동구를 만들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먹고살 보금자리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대청호 주변 주민들이 상수도호보구역과 그린벨트로 묶여 수십 년째 재산권 피해를 보고 있는데, 시에서 수자원공사 측에 주민들을 위해 자금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판암동, 용운동, 대동, 자양동은 대전의 오랜 주거단지인데 문화시설은커녕 공원조차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지역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시에서 신경을 써주길 당부한다.

-지난 연말 대전시 공무원들이 뽑은 ‘참 좋은 시의원’에 선정됐다.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부탁한다.

예상치 못하게 참 좋은 시의원에 뽑혔는데, 짧은 기간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이 제도권 들어오니 서툴고 어려운 점이 많지만 앞으로 서민·노동자는 말할 것 없고, 동구민과 대전시민 위해 좀 더 분발하라는 뜻으로 알고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 상당히 어깨가 무겁다.

또한 시정과 의정에 불합리한 점은 과감히 바꿔나가겠다. 대전시의원 22명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20명이고, 시장도 민주당 소속이라고 해서 무조건적 지원과 추종은 안 된다. 기본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시민의 편에서 반대할 것은 과감히 반대하고, 개선할 부분은 목소리를 높여 바람직한 의회 민주주의가 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기해년 60년 만의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동구민과 대전시민 모두가 더 행복하고, 더 편안하고, 걱정 없이 일하고, 삶의 질이 나아지길 기대하며, 저도 이를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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