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곳에서 탁월한 능력 발휘... '신설부서 전문가"
새로운 곳에서 탁월한 능력 발휘... '신설부서 전문가"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49] 임태수 대전시교육청 기획국장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1.2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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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수 대전시교육청 기획국장
임태수 대전시교육청 기획국장

[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한 조직에 부서 또는 팀이 신설되면 가장 큰 고민거리는 인사 문제다. 이 부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 것인지를 도출하는 것만큼, 어떤 사람을 배치해야 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설된 부서는 주변의 기대가 큰 만큼 부서에 배치된 직원이 떠안는 부담감도 매우 커 기피부서로 꼽힌다.

신설된 부서는 기본적인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그래서 더 부담감과 걱정도 클 수밖에 없다.

올해 1월 1일 자로 대전교육의 기획기능과 혁신정책, 교육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대전시교육청에 기획국이 신설됐다. 기대감과 부담감을 넘어 큰 책임감을 느끼며 기획국을 이끌어갈 임태수 기획국장을 만나봤다.

임 국장은 신설부서 전문가였다.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22번의 인사이동을 겪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4번의 인사를 통해 신설부서, 신설기관, 신설학교, 특수업무, 심지어 몇 년째 공석인 자리 등 새롭게 시작하거나 기피하는 부서에 배치돼 능력을 발휘했다.

임 국장은 “어떤 조직이 처음 생겨나면 기대감이 크다. 작은 실수에도 그 조직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 전례가 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겪는 부담감도 클 것”이라며 “특히 기획이라는 업무는 채택, 실행의 과정을 거쳐 일반화되지 않으면 그 노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이유가 있다. 기피부서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한 결과 나는 지금 기획국장이 됐다. 기획국 소속 직원들도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올 1월 2일 소속 직원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한명 한명과 인사를 하고 “멋지게 해보자”며 덕담을 나눴다.

임 국장은 “얼마 남지 않은 공직 생활 신설된 기획국을 맡게 됐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고의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획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행정국장님과 교육국장님의 협조가 가장 절실하다. 교육과 행정 사이에서 서포트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태수 대전시교육청 기획국장
임태수 대전시교육청 기획국장

다음은 임태수 국장과 일문일답

신설된 기획국의 역할은.

- 기획국은 대전시교육청이 미래 교육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조직진단이란 산고를 거쳐 올해 새롭게 조직했습니다. 따라서 신설 조직의 국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낌과 동시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또 기획국의 위상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하고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프레임을 설정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제 인식의 관점을 ‘어떻게(know-how)’에서 ‘왜(know-why)’로 전환하는 것이죠.

이정동 교수의 ‘축적의 길’이란 책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하는 틀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를 골라내는 기준, 그 대안들을 적용했을 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을 묶어놓으면, 그것이 프레임이자 세상을 보는 세계관이 된다고 합니다.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낼 때와 만들어진 설계를 바탕으로 충실히 실행할 때의 프레임은 완전히 다른 것이죠. 실행이 중심일 때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관건이지만 기획을 하고 새로 구상을 할 때는 ‘왜’하는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창의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합니다.

기획국의 역할이 바로 ‘왜’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인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이 교육 현장의 실행과정과 속성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정책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학교구성원들의 주관적 현실, 그리고 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현장 조건 속에서 재창조됩니다.

현장이 없는 혁신은 없다고 보아야 하겠죠. 지원행정을 맡은 교육청 관계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학교 현장, 즉 교실을 알아야 무엇이 부족한지 인식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한정된 재원을 사용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적정하게 배분하는 것이 예산의 역할이고, 교육의 가치를 인식하고 투입과 분배를 조절하는 것은 기획의 사명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교육청 내 기획·예산·조직구성·혁신·복지의 기능을 융합한 기획국의 역할은 현장 인식과 균형감각을 기반으로 혁신적 가치를 이루어내는데 있다고 봅니다.

향후 교육 방향을 예측해 본다면.

- 미래사회는 자율적 사고에 기반한 특화된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합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산업사회에 순치된 또는 성실하고 근면한 산업역군을 양성하는데 주력해 온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의 무대는 창의력과 혁신성을 겸비한 상상력을 갖춘 유희적 인간 즉 호모루덴스를 요구합니다. 놀이 형 인간은 학습 위주의 정규 교육과정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교육을 학교가 전담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가족은 물론 마을공동체, 시민단체, 자치단체 모두가 참여해야 합니다. 콜라보네이션이 일상화된 교육입국은 우리가 모두 지향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대전교육의 표어인 ‘교육은 인재를 만들고 인재는 미래를 만든다’는 뜻은 향후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장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조직 운영 방안은.

- ‘조직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역량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라 할 수 있겠지요.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러한 환경에서 개인의 장점이 발휘되는 조직이야말로 궁극의 일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장으로서 대규모 부서를 통합하고 소통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는 나름의 원칙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조직 운영의 원칙은 ‘경청·인내·합리성’입니다.

경청은 정보를 습득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숙고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말하는 관리자보다는 귀 기울여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조직의 목표와 관리자의 기준이 명확하더라도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소한 실수와 실패를 통해 일의 품질을 높여갑니다. 실패는 혁신의 전조이기 때문에 이러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볼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 즉 인내가 필요합니다.

합리성이란 일반적으로 논리 또는 이성의 적합성을 가리키는 개념이지만 일관성과 유연성을 결합한 모순이 없는 상태를 뜻하기도 하지요.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관리자의 자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조직의 질서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고객이 누구인지’를 구성원들에게 꾸준히 상기시켜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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