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생님에서 수필가로… “교육은 참 아름다운 봉사”
교장 선생님에서 수필가로… “교육은 참 아름다운 봉사”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53] 한기온 전 대전봉명중 교장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1.28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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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학교 교육의 행복은 감성 교육에 있습니다. 감성이 행동 실행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가슴으로 감동하고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37년 6개월간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수필가로 제2의 인생을 사는 한기온(66) 작가는 "교육의 목적이 행복추구에 있다면 교육공동체 모두가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와 스스로 하고 싶은 교육 활동을 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작가의 제2의 인생을 위한 준비는 일찌감치 시작됐다. "퇴직 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감성교육과 글쓰기가 떠올랐습니다"

한 작가는 학교 현장에서 연구하고 직접 경험하며 느꼈던 것들을 글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각종 언론에 기고는 물론 다양한 교육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직접 개설한 교육 카페에 글을 담아두었다.

지난해 12월 수필가로 등단한 한 작가는 그동안 정리해 놓은 글을 모아 '고희'를 기념해 수필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한 작가는 요즘 대학에서 학생들에 감성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학교 교육의 행복은 지식에서 역량으로의 지성교육과 예의에서 성실로의 인성교육을 넘어 감동에서 실행으로의 감성 교육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한기온 작가보다 먼저 수필집을 낸 아내 송영신(오른쪽) 작가.  송 작가 또한 국어과 수석 교사로 퇴임했다.
한기온 작가보다 먼저 수필집을 낸 아내 송영신(오른쪽) 작가. 송 작가 또한 국어과 수석 교사로 퇴임했다.

또 같은 글 쓰는 취미를 가진 아내와 함께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며,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는 한 작가는 요즘 지성, 인성, 감성을 넘어 영성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한 작가의 글은 교육 현장에서 나온다. 교직 생활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이 글의 소재가 되어 빛을 내고 있다.

교사 초임 시절 마을의 좀도둑으로 낙인이 되어 동네에서는 못된 아이, 학교에서는 왕따였던 아이가 ‘무인판매대’를 경영하는 멋진 사장이 된 이야기를 기자에게 들려준다.

정직한 생활의 기쁨을 체험해 당당한 모범생이 된 아이의 이야기에서 그 학생의 생활 태도가 무엇 때문에 변화된 것인지 잠시 생각해 보자는 한 작가는 “이는 어떤 문제해결에 대한 성취감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교육의 힘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본질이면서도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빠르게 이해하는 아이가 있다면, 늦는 아이가 있듯이 늦더라도 기다려주는 것이 교사의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항상 이러한 것을 삶의 의미로 삼고 감히 평생을 바쳐 교육에 봉사해 왔다는 한 작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성과를 냈는지 스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살아오는 내내 보람되고 행복감으로 충만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며 “나는 다시 태어나도 또다시 교육의 길을 선택하는 것에 추후의 망설임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7년을 넘게 생활한 교직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는 제2의 인생에서 교육을 위해 글을 쓰는 이유를 한 작가는 말한다. “교육은 참 아름다운 봉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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