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파행으로 얼룩진 ‘연안관리법 주민설명회’
[기자수첩]파행으로 얼룩진 ‘연안관리법 주민설명회’
  • 최병민 기자
  • 승인 2007.03.19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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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다와 접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안관리법 시행을 위한 연안관리지역계획 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따라서 해당지역 주민들은 연안관리법이 본격 시행될 경우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반발 중이다.
반발의 주요 원인은 각종 개발행위 규제강화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인데도 일선 자치단체측은 주민들의 반발을 간단한 집단이기주의 정도로 보아 넘기는 모양이다.
태안의 경우 2005년 12월 1일 가로림만 연안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해양수산부 주관으로 개최한 공청회와 보름 뒤 태안군 연안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태안군 주관으로 개최하였던 주민설명회가 모두 주민 발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태안군은 업무의 조기마무리를 위해 지난 16일 오후 2시 태안문예회관에서 지역주민 등 20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연안관리지역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재개했다.
문제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었음에도 군은 설명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행사를 파행으로 얼룩지게 했다.
연안관리법 시행 시 각종 규제강화에 따른 재산권 침해 등 주민들의 우려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간단한 유인물조차 준비하지 않은 채 말로만 재산권 침해는 전혀 없다고 주장해 참석자들로부터 강한 불만을 샀다.
용역기관측이 준비한 영상물도 토지를 국가소유로 하고 있는 중국 샤먼시(관광특구)의 사례를 소개해 적절치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1999년 법 제정이후 바다와 접하고 있는 78개 시군구 별로 연안관리계획 수립여부에 대한 통계도 정확치 않다는 이의가 제기되면서 불신을 증폭시켰다.
행사진행 공무원의 적절치 못한 언행도 문제였다.
일문일답 코너에서 한 참석자가 “서울에서 온 지주”라며 자신을 소개하자 “서울에서까지 오신 걸 보니 홍보가 참 잘된 것 같다”라는 말을 꺼냈다가 멱살을 잡히는 등 혼쭐이 나기도 했다.
혹자는 요즘 행정과 주민들의 수준을 빗대어 ‘기는 공무원 위에 나는 민원인’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반발이 거세면 거셀수록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민원을 해소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행정마인드’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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