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성공은 노력하는 자의 것”
족발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 “성공은 노력하는 자의 것”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들-60] ‘와라 칼국수와 족발’ 강현성 사장
  • 김일환 기자
  • 승인 2019.02.13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일보 김일환 기자] “좋은 음식은 사람들에게 미소짓게 합니다. 저는 장사꾼입니다. 흉내만 내는 장사치로 장사하지 않습니다.” 

족발에 인생을 건 한 남자가 있다. 대전 동구 성남동 ‘와라 칼국수와 족발(일명 와칼족)’을 운영하는 강현성 사장(36)이 그 주인공이다. 

‘와라 칼국수와 족발’는 대전시 동구 성남동에 자리 잡은 족발집이다. 원래 17평에 5개 테이블밖에 안 되는 작은 규모로 운영했다가 족발 맛이 일품이라는 소문을 타고 현재는 확장 이전해 47평 규모에 테이블 20개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하루 배달 건수도 50여 건에 20여 명 정도가 포장해 갈 정도다.

강 사장은 10명 중 9명이 망한다는 절망적인 창업 성공 통계에도 굴하지 않고 요리에 대한 열정과 수많은 실험으로 색다른 족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족발을 좋아하는 사람은 안다는 ‘맛집’ 중에 ‘맛집’이다.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요식업에 뛰어들다 

충남대학교 토목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본교 교육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던 강 사장은 음식과 요리에 대한 사랑, 열정으로 요식업 업계에 뛰어들었다. 2016년도 그의 나이 33세였다. 

“충남대학교 교육공무원으로 2년 반 동안 근무했어요. 정시출근 정시퇴근. 시간도 많고 혜택도 괜찮았죠. 공무원 7급에 해당하는 봉급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요식업에 뛰어들었죠. 퇴직금과 그동안 모은 돈으로 자금을 댔어요” 

그는 처음부터 족발집을 운영한 건 아니다. 처음에는 대학 근처에서 밥장사를 했다고. 

“2016년도 우송대 근처에서 밥장사를 했어요. 샤부샤부와 돈부리 덮밥류, 돈가스로 가격은 낮추고 상급의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죠. 한때는 일 매출 50만 원을 올리는 식당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님이 줄더라고요. 기존 음식점을 이길 수는 없었죠”

실패에 굴하지 않는 의지 ‘요리 사랑·열정’ 남달라

그는 처음 실패를 맛봤다. 카드값을 메꾸고자 청소대행 아르바이트도 했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사랑과 본인 요리에 대한 고객 만족에 희열감은 잊지 못했다. 

그는 2017년 족발에 손을 댔다.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누구한테 배우지도 않은 족발 손질을 인터넷과 수많은 실험 끝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나갔다. 

“족발에 관심이 갔어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요리를 배우고 수없이 연구하고 연습했습니다. 요리란 게 할수록 실력이 늘어요. 하나하나 레시피를 만들어나갔어요. 10개월 연구와 연습을 더 해 지금 족발집을 차릴 수 있었죠” 

365일 운영으로 고객 늘려가… 하루 16시간 이상 근무, 수면은 고작 4시간

‘와칼족’은 365일 운영된다. 공휴일은 물론 명절 연휴도 없다. 그의 수면 시간은 하루 4시간에서 5시간. 그 외 시간은 가게를 지킨다. 제고도 없다. 준비된 음식이 소진 할 때까지 일하기 때문이다. 

“맛은 우선 맛을 봐야 압니다. 공휴일과 연휴는 저에게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게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가게가 문을 닫아 우리 집에 오면서 손님들이 늘어갔습니다. 단골도 많이 생기고 매출은 덤으로 올랐죠. 남들 다 잘 때자면 기회는 언제 옵니까” 

그의 성공 비결은 틈새 공략이다. 더 중요한 건 그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이다. 

와칼족에는 ‘소’ 메뉴가 없다. 냉체 족발도 없다. 대신 특대와 물 족발이 있다. 또 1인 가구에 혼밥·혼술족을 위한 싱글 메뉴를 만들었다. 단, 싱글 메뉴는 배달에만 있는 메뉴다.

‘소’ 자 메뉴는 어디?… 냉채 족발 대신 물 족발

“우리 가게에는 ‘소’자 메뉴가 없습니다. 소자리는 족발의 절반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죠. 부실한 메뉴를 내놓으면서 돈을 받아가는 것이 저에게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없앴습니다. 특대 메뉴는 회식을 하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메뉴를 두 개 주문하는 대신 특대를 만들어 더 저렴하게 드리고자 했습니다. 또 고객의 요구에 맞춰 배달엔 싱글 메뉴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냉채 족발은 호불호가 강합니다. 톡 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달라요. 대신 물 족발을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물 족발은 물 회 베이스로 하고 있어요. 여름 상품으로 내놓았는데 히트를 쳤죠. 찾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맛은 기본 서비스와 정성은 ‘덤’

와칼족은 서비스도 후하다. 칼국수가 무한으로 제공된다. 막국수와 둘 중 선택이다. 또 매운맛의 불족발에는 참치마요주먹밥이 서비스로 나온다. 특히 칼국수가 유명하다.

“맛은 기본이고 서브는 정성입니다. 우리 집은 특히 업체명에서 보듯이 칼국수가 유명합니다. 면은 칼국수 집에서 직접 떼옵니다. 또 칼국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먹는 음식이죠. 어린 자녀들이 와도 맛있게 먹고 좋아합니다” 

착한가격 지정 업소·앱 기반 배달에서도 ‘탑’ 

와칼족은 행정안전부와 대전시 동구청이 지정한 착한가격 지정 업소다. 2017년 9월, 10월 11월 배달의 민족 우수업소이기도 하다. 

현재는 배달의 민족 우수업소를 선정하지 않지만 맛집랭킹에서 항상 1등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평점도 5점 만점 등 4.8점. 최근 리뷰만 1878건에 최근 사장님 댓글도 1434건에 달한다. 

웬만하면 댓글을 단다. 그의 섬세함과 고객과의 소통이 돋보이는 점이다. 

와칼족은 가격이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다. 기본(오리지널) 뒷발이 2만9000원, 앞발이 3만2000원으로 타 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가격 지정을 받은 건 그 원재료에 있다. 국내산만을 고집하기에 마진이 그리 높지 않다. 착한 업소에 걸맞게 착한 재료를 쓰기에 고객들에게도 착한 가격에 와닿는 게 아닐까. 

“국내산과 수입산은 마진에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죠. 하지만 맛에서 차이가 납니다. 족발은 국내산만을 사용합니다. 수입산을 쓸 수는 없죠”

훈련병부터 대대장까지… 추억과 에피소드 즐겨라

이곳은 유니폼이 재밌다. 남자 손님이 특히 좋아한다. 직원들은 훈련병부터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 유니폼을 입고 일한다. 간부들은 소대장, 분대장, 대대장이다. 강 사장은 대대장으로 불린다. 

“손님이 무엇을 물어올 때 우물쭈물하기도 하는데 훈련병이라는 유니폼을 보시곤 웃어넘기 더라고요. 또 훈련병에서 상병으로 올라온 직원을 보시고는 ‘이젠 짬밥 좀 먹었네’ 하시곤 농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합니다” 본인의 아이디어라며 미소짓는 강 사장이다. 

‘100억 가치 인정’에 “맛으로 승부하는 프렌차이즈 대표가 꿈”

강 사장은 한 달 9000만 원대의 매출을 내고 있다. 업체를 키워 맛으로 승부하는 프렌차이즈 대표가 되는 포부도 갖고 있다. 

“대전의 한 체인점 대표가 우연히 왔다가 다시 방문했었습니다. 그가 여러 가지 가격과 창업비용에 대해 묻더니 잘만 꾸미면 100억 원이 넘겠다고 하더라고요. 100억의 가치라며 잘 운영해 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5000만 원 미만 소자본으로 청년창업이 가능합니다. 월 매출 3000만 원이면 무난하다는 평을 받죠.”

하지만 강 사장에겐 타협은 없다. 그에게 가맹을 문의하며 찾아온 이만 50명이 넘지만 다 돌려보냈다. 

“돈만으로 다 된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족발 맛을 모르고 칼질을 못 하는데 가맹을 내줄 수는 없죠. 저는 가맹에 조건을 두고 있습니다. 저에게 족발 요리 수업을 2년간 받도록 하고 있죠. 맛의 기본을 낼 수 있어야 가맹이 되는 겁니다. 현재는 3명의 수제자를 두고 있습니다.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노력을 다하라… 그 다음 성공을 논하라”

강 사장은 요식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노력을 다하라”고 조언한다. 

“남들 다 잘 때 자고 남들 다 놀 때 놀면서 성공을 기대하는 건 어렵죠. 노력은 끝이 없습니다. 남들이 잘 때 일하고 남들이 쉴 때 일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성공은 적어도 노력하는 이에게 찾아옵니다. 맛은 기본이고 노력은 필수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그는 성공을 위해서는 같은 꿈을 꾸고 정진할 수 있는 파트너가 매우 중요하다 말한다.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제 곁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있어서입니다. 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노력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통해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또 함께해 영광이라고 말을 전합니다” 

“오너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식업에 있어서는 음식에 대한 사랑과 고객에 만족감을 제공하는 건 기본이고요. 앞으로도 이 기본을 지키며 일을 하겠습니다”라며 강 사장은 고객과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