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서 명인으로... "분재와 함께 제2의 인생"
교사에서 명인으로... "분재와 함께 제2의 인생"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63] 예술문화명인 분재분야 1호 김문근 씨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2.18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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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내 곁에서 피어나는 푸른 행복 반려식물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자신이 기르는 식물과 정서적인 교감을 한다는 신조어 ‘반려식물’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33년간 분재와 함께 소통하며, 연구해 온 예술문화명인 분재분야 1호 김문근(64) 명인을 만나봤다. 그는 지난해 8월 38년 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재 대전시 유성구 화암동에서 손바닥 정원이라는 분재원을 운영하고 있다.

- 명인자격은 어떻게 얻게 됐나.

2013년 문화관광부산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제2회 예술문화명인 분재분야 명인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이 행사는 우리 예술과 문화 진흥을 위해 전국에 있는 각종분야의 명인들을 발굴, 장려해 융합적 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19개분야 총 78명의 명인에게 인증서를 전달했는데, 특히 분재분야에서는 그 동안 대상자가 없었습니다. 저는 27년 동안 분재를 위해 각종 전시회 참여와 분재동호회 활동은 물론 대전시교육청 지정 특수분야 직무연수 교육활동을 통해 저변확대에 주력한 점이 심사위원들에게서 인정받아 1호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 언제부터 분재에 관심을 갖게 됐나.

1980년대 중반 학생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홈스테이를 했는데 학부형께서 분재에 물을 주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실 분재를 처음 본 저는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에 돌아와 우연히 우리나라 분재 대가의 제자를 만나게 되면서 그 분께 3년간 분재를 배웠습니다.

- 선호하는 분재 방식은.

자연 그대로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간직하는 분재의 매력입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나무에 예술혼을 입혀 아름다움을 불어 넣어주는 것 또한 분재의 매력입니다. 아무래도 분재하면 일본이 선두주자이다 보니 일본의 분재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나무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형 분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분재를 접할 수 있도록 아파트에서 키울수 있는 두분재(작은분재)에도 관심을 갖고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 분재원에는 몇 점의 작품이 있는지.

손바닥 정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북대전 IC 인근에 비닐하우스 100평을 임대해 운영했지만, 동호회원도 늘고 큰 나무를 키울 수 없어, 근처에 농장 1000평을 구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감상 가능 한 완성 작품은 100여 점 정도 있습니다. 밭에서 키우고 있는 것 부터 완성품까지 분재의 모든 것이 다 이 곳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풍나무
단풍나무

-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분재를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좋은 소재가 있다고 하여 한걸음에 스승님과 함께 서울 남태령으로 달려가 구입한 단풍나무입니다. 당시에 처음 본 녀석의 모습은 잘 생긴 돌에 단풍나무 묘목으로 여러가닥을 붙여가고 있었습니다. 아파트에서 기르기엔 너무 커서 그 동안 여러 분재원을 전전하며 눈치 물을 먹고 자라고, 변변하게 손질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해서 가지가 불규칙하고 수형이 많이 흩어져서 바라보는 나를 속상하게 하던 녀석입니다.

- 분재가 주는 행복이라면.

분재원에는 한밭분재사랑회라는 동호회가 조직돼 있습니다. 은퇴하신 분들만 올 것 같은데 가정주부들도 젊은 직장인들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10년~20년 뒤를 생각해서 남자들의 로망인 귀농·귀촌을 위해 미리 준비하러 온다고 합니다. 제가 행복한 것은 동호 회원 모두 나무나 분재에 관심이 있다보니 나이와 세대차이가 있음에도 대화가 통하고 공동작업도 하며, 서로 의지한다는 것 입니다.  동호인들은 가족과 함께 주말을 이용해 분재원에서 텃밭도 일구고 캠핑도 즐기고 갑니다. 

저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직장생활 하듯이 혼자 100여 개가 넘는 분재를 관리 하고 있습니다. 큰 소득은 없어도 좋아했던 일을 하고 있고 또 그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분재가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주변에 있는 식물을 활용해서 하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충남대 평생교육원에서  '우스리의 생활분재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말반과 주말반으로 나뉘고 오는 22일까지 충남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됩니다.  이 곳에서 기초를 배우고 가정에 있는 화분을 이용해 분재를 시작하면 분재의 매력에 빠지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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