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스러운 김경수 1심 판결 후속 정치권 잡음
[사설] 우려스러운 김경수 1심 판결 후속 정치권 잡음
  • 충남일보
  • 승인 2019.02.19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1심 판결을 분석하는 행사를 19일 가졌다.
민주당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를 했고, 오후에는 ‘김경수 판결문 함께 읽어 봅시다’라는 대국민 토크쇼를 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심 판결문에 허점이 많다고 보고받았다며 변호인단을 보강하겠다고 이날 말했다. 20일께 김 지사에 대해 보석신청을 하려 했으나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보석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1심 판결 직후 재판장 탄핵 추진까지 언급하다가 차츰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움직임으로 ‘재판 불복’이 아니냐는 정치 공방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판결문 분석 간담회는 지난 12일 개최하려다가 연기한 일정이다.
비록 전문가의 발제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했지만, 집권 여당이 이런 행사를 개최한 자체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다.

당장 야당은 비판에 나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여당이 김 지사 재판에 불복하고 법관을 탄핵하겠다며 사법부에 선전포고하는데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간담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김 지사 1심 판결을 놓고 증거능력이 없는 드루킹의 진술에만 의존해 유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특히 법정구속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판결 내용에 대한 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런 주장을 펴고 법리를 다툴 장소는 기자간담회장이 아니라 법정이어야 한다.

김 지사 2심을 진행할 재판장을 도마 위에 올린 신상털기와 흠집 내기도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우려가 크다. 여당이 ‘재판 불복’으로 해석될 움직임을 계속하거나, 야당이 이를 빌미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 모두 경계대상이다.

정치권의 행태는 보석심사나 2심 재판을 맡을 법관들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속내로 읽힐 수밖에 없어 매우 부적절하다. 독립된 재판을 하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한 사법개혁이 중요한 고비다.

법원은 김경수 지사 재판은 물론 모든 재판에서 여론전에 휘둘리지 않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사법부의 수장은 침묵하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다. 때로는 과도한 외부 압력에 맞서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