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안호, 실망 대신 희망 만들어야
[사설] 황교안호, 실망 대신 희망 만들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9.03.03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7개월간 이어진 비상대책위 체제를 마감하고 황교안 대표와 새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으로 지도부를 구성하고 새출발을 했다. 황 대표의 ‘자유한국당호’가 공식 출항한 것이다.

당원투표·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 50%의 지지를 받아 출발한 황 대표는 통합을 강조했다. 대통합을 위해 바른미래당과의 당대 당 통합 가능성도 열어놨고, 태극기 세력도 나라를 위해 헌신했기에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금 지지율조차 정부·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황 당대표가 내건 ‘통합’이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함’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럴수록 “이제 과거에 묶이지 말고 미래로 나가자”고 당원들을 다독여야 한다.

황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 직후에 “앞으로 달려가기 바쁘고 할 일도 많다”는 그간 입장을 반복했다. ‘황교안 한국당호’도 과거에 대해 어물쩍 넘어간다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항해를 해 나가는 셈이나 다름없다. 통합의 범위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민생과 국익은 외면한 채 여전히 계파와 파벌 싸움에 전전긍긍하다가는 가혹한 회초리를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10년 넘게 친이-친박, 친박-비박으로 갈려 파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은 이번 당 대표의 선출을 계기로 곪을 대로 곪아 있는 싸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 지도부는 13개월 남은 내년 4·15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부터 보수 통합을 강조해온 황 대표가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다. 황 대표 앞에는 선명성을 앞세운 보수 정당으로 가는 길이 있고 다른 하나는 혁신과 통합을 통한 보수 대통합의 넓은 길이 있다.

한국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집토끼 단속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정권을 향한 집토끼들의 분노는 지금 한국당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하지만 일단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면 무사히 내려올 방법이란 없다. 분노를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기에 황 대표가 노련한 조련사가 돼야 하는 이유다. 또 그동안의 무기력한 모습에서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 한국당은 의원 숫자로 제1야당임에도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못해왔기에 뼈를 깎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야당의 실종으로 실망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그리고 정부·여당의 잘못에 대해 매섭게 비판하고 견제하면서도 민생 문제에 있어서는 원활한 협치의 자세가 요구된다. 국민의 뜻을 떠받드는 강한 야당이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