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외국인이 본 한국인의 심성을 생각해 본다
[김원배 칼럼] 외국인이 본 한국인의 심성을 생각해 본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9.03.04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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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평가하지만 남에게는 인색한 평가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외국인에 대해서는 평소 본인의 선호도에 따라 무조건 악평을 하거나 호평을 한다.

예를 들면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양심적이고 신사적이라는 평가를 하는데 소련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보다는 나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음흉한 북극곰이라느니 무식한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한다.

이같은 평가는 어쩌면 자신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정리해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여겨 보면 한 나라의 국민성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리라 생각한다.

일본의 오구라 기조 교수와 미국의 그래고리 핸더슨이란 외교관이 그들의 저서를 통하여 한국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한국인에 대한 심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오구라 기조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인에 대한 깊은 연구를 했기 때문에 2017년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저서에서 한국을 도덕지향적인 국가라고 평가했다.

즉 한국인들은 너의 도덕과 나의 도덕을 비교해서 누구 도덕이 옳은지를 가지고 싸우는 사회라고 했다. 그의 주장과 같이 우리사회는 어떤 경우에는 생사를 건 도덕 경쟁으로 씨족이 멸문을 당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조선시대의 지도층은 도덕과 윤리문제로 파벌이 생겼으며 당파 간 조상 제사상의 과일순서 배열이 쟁점이 되어 목숨을 거는 치열한 다툼도 있었다.
일본인은 싸울 때 칼을 들고 싸우지만 한국인은 혀를 가지고 상대를 벤다. 말싸움에 지면 권력과 부를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의 논쟁은 격렬하다고 그는 평가 하였다. 

오구라 기조교수의 한국인에 대한 이 평가를 보면서 한국인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은 학자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요즘 우리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사실들을 보면 입담 좋고 막말 잘하며 선동 잘하는 사람은 성공하는데, 말하지 않고 싫은 일이 있어도 속으로 삭히는 조용한 사람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루 이틀 뒤면 밝혀질 뻔한 사실을 가지고 어디서 찾아 내었는지 희귀한 단어들을 찾아내어 우기다가 들통이 나면 곧장 말을 바꾸는 정치인들의 민낯을 보면서 일본학자가 한국인을 참 잘 보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1948년 7월 한국에 온 미국 외교관 그래고리 핸더슨은 대한민국의 정부수립과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한국에 대한 연구를 한 후 1968년 ‘소용돌이의 한국정치’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소용돌이(vortex)는 모든 걸 빨아들이지만 그 중심은 비어있다. 이것이 한국정치의 본색이라고 하였다. 핸더슨은 한국정치 또는 사회의 모든 활력요소가 태풍의 눈인 중앙권력을 향해 치닫는 소용돌이형 국가라는 규정했다.

우리사회가 건전한 민주주의 건강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핸더슨의 말처럼  제왕적인 1인 보스로 권력이 쏠리는 소용돌이 형 권위주의 체제보다는 다중의 생각이 결집되어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는 제도에 의한 통치를 하는 공화국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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