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유머 강사나 유머리스트들은 대부분 시중에 떠도는 유머를 모으고 편집해 활용하는 데 치중한다. 그러나 유머리스트 박봉주 작가는 유머의 원리를 체계화해 유머를 생산하는 창작인의 수준까지 높이고자 한다.
박 작가가 지은 ‘유머를 알면 인생이 바뀐다’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유머로 친밀함과 집중력을 높인다는 기본 목표를 설정한 ‘유머의 인문학’ 자습서이다.
박 작가는 시조 시인이다. 현대시조와 신춘문예로 등단한 25년 된 중견작가로 6권의 작품집과 2권의 논문을 썼다. 40년 된 한국 정형 시조 전문잡지인 가람문학 회장이며, 최근 펴낸 ‘유머를 알면 인생이 바뀐다’는 5개월 만에 2쇄 발행하는 등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현재 대전시민대학에서 유머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말 교육행정직으로 충남기계공업고 행정실장으로 정년으로 퇴임했다. 그는 교육계에 근무할 때에도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6개월간의 공로연수 기간 중 정년퇴임 후에 어떻게 하면 인생 후반전을 건강하게, 재미있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 한밭대와 대전시민대학에서 실시하는 펀교육(유머코칭, 웃음 치료, 웃음율동, 웃음스피치 등)을 듣고 공무원의 체질을 사회인의 체질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유머의 미학과 웃음의 효과성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됐고, 그의 체질은 정년에 따른 공허한 마음이 '우울'에서 '웃음'로 바뀌었다. 이런 좋은 연수 결과를 혼자서 즐기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많은 이들에게 전달할 방법을 찾던 중 '유머를 알면 인생이 바뀐다' 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동안 그가 학교, 연수원, 대학, 리더십센터, 군부대,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강의한 자료와 직접 창작한 유머 108가지를 질문으로 하고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설명을 더 재미있게 보충하기 위해 참고도서나 논문을 통해 음담패설이 아닌 교육적인 유머 예시를 2개에서 3개씩 곁들였기 때문에 유머의 이론적 학습과 여러 사례의 유머를 익힐 수 있는 유머의 인문학 서적이다.
박 작가는 유머리스트가 되려면 유머를 잘 이해해야 하며, 잘 전달해야 하고 잘 창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유머를 잘 전달하는 법은 연습뿐이라며 자신은 1시간짜리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부인과 정부청사를 돌고, 2시간짜리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한밭수목원을 돌고, 3시간짜리 강의가 들어오면 강천변을 걸으며 부인 앞에서 리허설한다고 했다.
부인이 박장대소하면 틀림없이 앙코르 강의가 들어오고, 그냥 웃으면 재미있는 강의가, 웃지 않으면 심각하게 수정한다는 것이다.
박 작가가 유머를 잘하게 된 데는 또 다른 노력도 있었다. 30여 년간 메모해온 164권의 수첩. 보라색 수첩(유63권)은 유머 관련 내용을, 검은색 수첩(101권)은 일반적인 내용과 그의 상상력을 덧붙인 메모 수첩이다.
박 작가는 "이 책은 유머를 사랑한 사람들, 유머에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유머가 어떻게 창작되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찾을 수 있다면 이 책의 소임은 다한 것"이라며 "이 책은 목차 순으로 읽을 필요성을 갖지 않는다. 흥미 있는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이 책으로 인해서 유머가 쉽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좌중에서나 강단에서 또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