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회 조합장선거, 공정선거 디딤돌 되기를
[기고] 제2회 조합장선거, 공정선거 디딤돌 되기를
  •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김지언
  • 승인 2019.03.1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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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중국 고전 『한서』에는 한 창고지기와 현령의 일화가 실려 있다. 숭양현 현령 장괴애는 관아 창고지기가 돈 한 푼을 훔치는 것을 목격하고, 그에게 매질을 명했다. 창고지기는 처벌이 너무 중하다며 항변했다. 이에 장괴애는 "노끈으로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승거목단수적석천繩鋸木斷水滴石穿)"며 그를 엄중히 처벌했다. 작은 잘못을 저지를 때 바로잡지 않으면 도덕적 불감증이 생겨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뜻으로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한국 속담과 비슷하다.

권력이 있는 곳에는 부정부패의 싹이 자라기 쉽다. 왜냐하면 자신의 권력을 정치적 의무가 아니라 사리사욕의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부패는 그 심각함과 크기에 상관없이 엄중히 처벌해야 근절된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한칼에 잘라버리듯이 뿌리째 뽑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부정부패라는 우리 사회의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야 비온 후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라오는 부정부패의 싹을 뿌리부터 뽑아내고 나아가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불법선거와 관련한 것들을 과감히 베어버려야 함을 상기시킨다.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선관위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금품·향응 제공 등 '돈 선거' 및 특정 후보자에 대한 비방·흑색선전 등 불법행위 예방·단속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제 선거 막바지 '돈 선거' 근절을 위한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충청남도 아산 지역에서도 A농협 조합장선거 입후보예정자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조합의 임원이 검찰에 고발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기부행위로 사용된 돈은 비록 적은 금액에 불과했으나, 불법 행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한 것이다.  

그동안 일부 후보자의 그릇된 인식 속에서 불법 선거운동으로 얼룩졌던 조합장 선거는 선관위 위탁 이후 많이 깨끗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불법행위의 완전근절을 위해서는 선관위와 사법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후보자, 조합의 임직원과 조합원 스스로 이번 조합장선거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당 두보는 어린 소나무(사회 정의)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제멋대로 자란 대나무(부정부패)를 뿌리부터 잘라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국정치 내 부정부패 뿌리를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당 두보의 한시를 인용했는데, "제멋대로 자란 대나무는 만 그루라도 잘라내야 한다"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정의를 위해서는 작은 불법행위라도 크게 경계하여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선관위는 작은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히 대처하고 있다. 이는 작은 불의를 방치하여 큰 불의를 불러일으키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어떠한 부정도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가 담겨있다. 선관위와 조합, 그리고 지역민이 함께 불법선거에 대항할 때, 우리 사회의 작은 소나무가 보다 튼튼하고 올곧게 자라날 수 있다. 이번에 실시하는 조합장선거가 앞으로 공정한 조합장선거의 토대를 마련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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