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흑린 성능저하 난제 풀다
국내 연구진, 흑린 성능저하 난제 풀다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3.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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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원자 2층 흑린과 8층 흑린의 전자구조(전자밀도 분포)와 산소분자의 에너지 레벨.  (b) 이론 모델과 실험결과 비교.
(a) 원자 2층 흑린과 8층 흑린의 전자구조(전자밀도 분포)와 산소분자의 에너지 레벨. (b) 이론 모델과 실험결과 비교.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이연진 교수, 한국외대 김태경 교수 공동 연구팀이 흑린 응용의 가장 큰 걸림돌인 흑린의 성능저하 원리를 규명하고,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흑린은 독특한 원자 배열을 가진 인(P) 원소만으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그래핀처럼 2차원 박리가 가능하며,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매우 우수하다. 전류 제어가 어려운 그래핀과 달리 흑린은 밴드갭을 조절해 전류 제어가 가능하므로 전자소자 제작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공기 중 산소와 수분에 취약한 불안정성으로 인해 물성 연구와 응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흑린의 성능저하를 결정하는 핵심 물리량이 전자 밀도임을 규명하고, 이를 제어해 성능저하를 방지할 수 있음을 밝혔다.

흑린은 두께에 따라 밴드갭이 변화하는데, 연구팀은 이 독특한 물리적 성질이 성능저하와 깊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공기 중 산소, 수분과 반응해 흑린의 표면 성질이 변화함을 원자간력 현미경으로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예상과는 반대로 여덟 층 이상의 두꺼운 흑린이 두 층의 얇은 흑린보다 빠른 성능저하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모델을 개발했다. 이 연구모델에 따르면 흑린이 두꺼울수록 밴드갭이 작아지고 전자 밀도는 커지며, 이로써 산소‧수분과의 화학반응이 가속됐다.

이연진 교수는 “향후 흑린의 표면 전자밀도를 제어하여 전기적 특성뿐 아니라 안정성 또한 향상시킨 전자소자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후속 연구 계획을 밝혔다.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기본연구‧중견연구‧리더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내부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어 2019년 12호(3월 11일)에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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