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버닝썬 게이트’ 수사에 명운 걸어라
[사설] ‘버닝썬 게이트’ 수사에 명운 걸어라
  • 충남일보
  • 승인 2019.03.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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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고객 폭행 사건을 계기로 일부 연예인의 위·탈법 행각이 꼬리를 속속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경찰 등 힘센 권력기관과의 유착 의혹까지 갈수록 짙어지다 보니 사건이 ‘게이트’ 수준으로 확대됐다. 게이트를 향한 국민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14일에는 가수 정준영과 빅뱅 멤버 승리 등 이번 사건의 핵심 주인공들이 경찰에 잇따라 소환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일부 연예인과 부유층의 일탈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를 세우라고 경찰에 거듭 지시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명운을 걸고 ‘버닝썬 게이트’를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하지만 경찰 수장의 이런 다짐을 곧이 믿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현실을 경찰은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 갈수록 게이트 주역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경찰이 12일 미국에서 항공편으로 귀국한 가수 정 씨를 공항에서 긴급체포해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을 압수하지 않은 점에 누리꾼의 비난이 거세다. 수사 전문가들조차 경찰의 대응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경찰은 미체포 사유로 ‘법적 요건 미충족’을 내세웠지만, 3년 전 성관계 ‘몰카’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정씨가 핵심 증거물인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버티자 사건이 결국 ‘혐의없음’으로 끝나버린 사실을 연상시켰다.
정 씨와 승리 등 게이트 주역과 경찰의 유착 의혹은 한둘이 아니다.

승리가 운영한 버닝썬 클럽만 해도 연예인과 상류층 자제들이 대마초와 물뽕 사용, 성추행과 성폭행 등을 저지른 아지트였지만, 그동안 경찰의 단속이나 수사에 걸린 적이 거의 없다. 외려 클럽 직원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 시민을 경찰의 협조(?)로 가해자로 둔갑시켰다.

버닝썬에 투자한 호텔 대표가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는가 하면 한 전직 경찰관은 클럽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했다. 급기야 가수 정씨와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대화록까지 공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이라면 경찰도  공동정범이라 해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제보자가 제출한 정 씨와 승리의 성관계 몰카 및 성접대 의혹 관련 자료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아니라 대검에 넘겼다고 한다. 이번 사건 수사에 명운을 걸었다는 경찰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하지만 경찰은 적어도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드러난 사실과 정황만으로도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명예를 되찾으려면 민 청장의 다짐대로 버닝썬 게이트를 끝까지 파헤쳐 한 점의 의혹도 남겨선 안 된다. 제 식구의 유착이 사실로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읍참마속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검찰에 수사권 조정을 요구할 자격을 되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