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진 수레의 교훈
엎어진 수레의 교훈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7.03.20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앞 수레의 엎어진 수레바퀴 자국은 뒤에 오는 수레의 교훈이라는 데서 유래된 복차지계(覆車之戒)는 이전 사람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현재를 돌아볼 것을 깨우친 말로 한서 가의전(賈誼傳)에서 볼수 있다.
전 한의 3대 황제 효문제(孝文帝)는 원래 제후였는데 황실 내분으로 인해 제위에 오른 사람으로 이 때문에 세력 있는 제후 중에서는 황제를 가볍게 여기는 자가 있어 이를 의식한 효문제는 가의(賈誼), 진평(陳平), 주발(周勃) 등 명신을 등용해 대책을 수립하고 국정을 쇄신했다.
이 중 가의가 올린 정책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속담에 ‘앞 수레의 엎어진 수레바퀴 자국은 뒤에 오는 수레의 교훈이라는 말이 있는데 먼 옛날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 삼대는 분명 잘 다스려진 나라며 이 삼대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는 성인의 가르침을 어기게 되어 오래도록 번영치는 못할 것이며 또 진나라가 일찍 망한 것을 보며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피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앞길도 어두울 것이고 국가 흥망의 대도는 오직 여기에 달려 있다’며 황제의 길을 제시했다.
최근 위정자들의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더 나아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정책을 반발하며 집단 민원으로 합당하지 못한 정책을 바로 잡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장의 정책과 관련한 집단 민원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며 이로 인한 공직자들의 어려움이 긴 한 숨으로 표출되는 모습을 공공연히 볼 수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렇듯 정책 입안자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궁극적으로 피해를 입는 당사자는 정책 입안자가 수장으로 통치하는 지역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주민들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정책의 수립에서 시행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의 행정력 낭비와 함께 해당 사업이 변경된 과정은 한 점 부끄럼이 없어야 할 진데 이와 관련해 특혜 의혹이 제기 되는 것은 밀실정치, 즉흥정치의 산물이라는 지적을 받기에 합당하다.
전국시대 때 위나라 문후(文候)는 술 마시는 규칙을 정한 뒤 이를 깨트리는 자는 벌주로 큰잔을 받게 했는데 문후가 먼저 이 규칙을 어기자 신하인 공손불인(公孫不仁)이 ‘앞 수레의 엎어진 수레바퀴 자국은 뒤에 오는 수레의 교훈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지금 주군께서 법을 만드시고 다시 그 법을 지키지 않는 전례를 만든다면 앞일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벌주를 받으셔야 됩니다’는 말에 문후 역시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해 벌주를 들이켰다는 일화가 있다.
자치단체의 정책의 입안에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수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결정에 있어 한번 더 생각하는 신중함과 앞 수레의 엎어진 수레바퀴 자국이 뒤에 오는 수레의 교훈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