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구엘 저택- 가우디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구엘 저택- 가우디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9.03.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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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사이즈는 겨우 120평. 기둥 빼면 90평. 겉면의 청동제 주물장식을 제외하면 그 거리에 그닥 두드러지는 건물은 아니다. 스페인 거리의 건물들은 이슬람의 영향으로 빈 공간이 없다. 그에 비하면 구엘 건물의 표면 장식은 얌전한 편이다.

구엘 저택의 핵심은 안쪽에 있다. 들어서면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는 '빛의 마법사'인 가우디의 특허낸 연출 덕분이다. '빛이 쏟아 지는 집'. 그러나 그 빛은 유리를 통하고, 벽을 통하고, 창을 통해서 현란하게 변화한다. 자연광을 변형했으나 공간은 더욱 화사해졌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중정으로 뚫어 별을 달고 달을 달아 알록달록 좁은 공간이 대자연이 되었다. 람블라스 거리의 상징같은 건물이었다.

남부 그라나다를 속속들이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가우디의 건축이 이슬람을 빼다박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우디는 영악하게 자신의 방법으로 다시 재단하기 때문에 아무도 따라쟁이라고 하지 않는다.

누가 비정형적인 천장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고래의 뱃속에 들어온 것처럼 용의 갈비대를 세어나가는 것처럼 그 곳은 살아있고 섬세하다. 그러나 재료는 겨우 벽돌이다. 당대 가장 싸구려 재료였다. 누가 만지냐에 따라 벽돌은 참 달라지는 재료였다.

'빛의 마술사' 가우디가 또 집착하는 곳은 지붕이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포도송이 같은 굴뚝은 구엘저택에도 동일하게 올라앉아 있다. 자연을 건축에 모셔오고 싶어 했다는 것은 알겠으나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다. 풍선껌 같은 저 굴뚝은 구엘 저택과는 영 어울리지않지만 그것이 익숙할 즈음 까지만 보러가고 싶다.

120평의 집을 궁전으로 만든 것은 가우디가 구엘에게 드리는 감동이자 존경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평생 친구로 살아갔다. 입구에 만들어 놓은 악기는 음악소리 들리는 집이 되길 기우디가 바란 것이라 했다. 내용은 유치한데 결과는 천국이었다. 가우디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가우디는 소박하고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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