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정치적 접근 안돼"
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정치적 접근 안돼"
문 대통령 접견 뒤 브리핑 "필생의 과제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9.03.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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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금 전 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관해 상세한 의견을 나눴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준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퇴임 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파리기후변화 협약 이행과 지구 생태환경 복원 등을 위한 노력을 호소했다"며 "이번에 국가적 중책 제의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번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다"며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 표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를 위한 그분들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행동을 위해 해외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우리 국민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 받는 상황에서 어렵다고 회피하는 건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의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하다"며 "원인은 상당 부분 규명됐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며, 이에 기초해 정확한 해결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제시될 수 있어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미세먼지를 이미 국가 재난으로 규정했다. 지척 분간이 안 될 정도의 미세먼지는 재난"이라며 "목표를 세웠으면 달성해야 하며, 정부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게 아님을 국민도 잘 아실 것"이라며 "개인부터 산업계·정치권·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도 말했다. 

또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적 성공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유관부처에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유연성·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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