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KT 황창규, 20억 들여 정치권 로비" 의혹 제기
이철희 "KT 황창규, 20억 들여 정치권 로비" 의혹 제기
정·관·군·경 출신 14명 경영고문 위촉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9.03.24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사진=연합뉴스]

[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KT가 2014년 1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정치권 인사, 군인과 경찰, 고위 공무원 출신 등에게 고액의 급여를 주고 각종 로비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4일 황 회장 취임 이후 위촉된 'KT 경영고문'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 따르면 정치권 인사 6명, 퇴역장성 1명, 전직 지방경찰청장 등 퇴직 경찰 2명, 고위 공무원 출신 3명, 업계 인사 2명 등 14명이다. 이들의 자문료 총액은 약 20억원에 이른다.

명단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 측근이 3명 포함됐는데, 이들은 각각 홍 의원의 정책특보, 재보궐선거 선대본부장, 비서관을 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위촉 당시 홍 의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방위) 위원장이었다.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KT 경영고문으로 활동한 남모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18대 대선 박근혜 캠프 공보팀장을 지냈다.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을 지낸 박성범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15년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매달 517만원을 받고 활동했다. 정치권 출신 고문들의 매달 자문료는 500만∼800만원에 달했다.

이 의원은 군 출신 경영고문은 정부 사업 수주를 도운 정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6년 KT가 수주한 '국방 광대역 통합망 사업' 입찰 제안서에는 경영고문 남모씨가 등장하는데 그는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신참모부장, 육군정보통신학교장 등 군 통신 분야 주요 보직을 거친 예비역 소장"이라며 "당시에도 KT가 남씨를 앞세워 750억원짜리 사업을 수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전했다. 

KT와 직접적 업무 관련성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안전처, 행정안전부의 고위 공무원 출신 다수도 경영고문에 위촉됐다. 이들은 2015년 '긴급 신고전화 통합체계 구축 사업'을 비롯한 정부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로 분류됐다. 경찰 출신 고문은 사정·수사당국 동향을 파악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줄 수 있는 IO(외근정보관) 등 정보통들로 골랐다. 

이 의원은 또 KT가 경영고문을 집중적으로 위촉한 시기는 2015년 전후로 △유료방송 합산규제법 △SK브로드밴드-CJ헬로비전 합병 △황 회장의 국감 출석 등의 현안이 줄지을 때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막대한 급여를 자의적으로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을 고려하면 황 회장은 업무상 배임 등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