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천안시의회는 시민 대의기관? 정치 이익집단?
[기자수첩] 천안시의회는 시민 대의기관? 정치 이익집단?
  • 김형태 기자
  • 승인 2019.03.3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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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제220회 2차 본회의에서 의장석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과 더민주 소속 의장 간 몸싸움 하는 모습.
천안시의회 제220회 2차 본회의에서 의장석 점거한 한국당 의원들과 더민주 소속 의장 간 몸싸움 하는 모습.

[충남일보 김형태 기자] 천안시의회와 시의원들 권한은 누구로부터 발생한 것인가. 그 존재 이유를 짚어야 할 때가 됐다.

시민들이 시의원들을 선출하고 권한을 주는 것은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합당한 일을 하라는 요구가 포함돼 있다. 이 권한을 줄 때는 믿고 맡긴다는 말이고 권한을 받은 의회와 의원은 믿음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제 질문을 하고 싶다. 천안시의회는 ‘왜’ 도대체 왜 두 정당이 대립하고 의장석을 점거해가며 농성하고 몸싸움까지 벌였는가. 불과 몇 시간 만에 협의할 사항을 두고 굳이 정당별 색깔을 내세워 시민들에게 불쾌한 모습을 비춰야만 했는가. 천안시의회는 시민 대의기관인가? 정치적 이익집단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8일 자유한국당 소속 천안시의회 의원 9명은 제220회 2차 본회의를 앞둔 오전 10시쯤 의장석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9명은 ‘예산 전면무효’ ‘다수당의 횡포’ ‘민주당 의원들은 각성하라’ 등 플랜카드를 펼친 채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요구하는 추경예산안 수정동의안을 받아주기 전에는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들을 저지하려는 인치견 시의장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지켜보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수정동의안을 상정했으면 회의를 통해 가, 부를 결정해야지 이게 뭐하는 거냐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한국당 의원들도 맞서서 조용히 하라며 고성을 내질렀다. 

이날 방청석을 찾은 시민들은 이 상황을 고스란히 지켜봤다. 시민들은 실망이 앞선다, 정당별 주장보다는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치적 이익집단일 뿐 시민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등 비난이 봇물로 터져 나왔다.    

시민을 실망시키고 동료의원들과 반목하고 의장과 몸싸움을 벌이고 지역사회 이목까지 발아래 둔 이들. 무엇이 중요한지 잊어버리고 오로지 정당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이에 따라 정직성과 성실성이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심판의 말들이 커져만 가는 이  때에 오히려 분노를 부추기는 모습과 말들을 여과 없이 보인 것이다. 

정치적 이론을 앞세우는 의원들은 서로가 잘못이 없다는 태도다. ‘내가 뭐’ ‘그게 문제 될 것이 있느냐’ ‘너희가 문제’ 라는 식은 반성하거나 죄송하다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표가 필요할 때는 시민을 위해 한 몸 불사를 것처럼 온갖 감언이설을 뱉어내더니, 당선 후에는 ‘시민은 뒷전’이고 정당별 목소리내기가 지상과제가 됐다. 이것은 해이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싶다.  

[도덕적 해이]가 정치적으로 나타날 때는 첫 번째 여야 간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단적인 투쟁 방식, 두 번째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만이 옳다고 밀어붙이는 정치 행태 등을 보인다. 

작금의 천안시의회와 시의원들은 도덕적 해이 상태라고 단정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판단이다. 천안시민은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 작금의 사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서 원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회귀에 열심을 낼 때가 됐다. 의원들 정신을 돌이키고 잘못을 심판하는 시작은 시민에게서 비롯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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