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누구에게 국민생명 맡겨야 하나
[한내국 칼럼] 누구에게 국민생명 맡겨야 하나
  • 한내국 세종본부 국장
  • 승인 2019.04.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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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에서 산불 피해를 본 한 주민이 불에 타 무너진 집 주변에 서 있다. 화마(火魔)에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산불로 800여 채의 집이 불탔다. 700여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강원도 일대를 불구덩으로 몰았던 초속 30미터의 강풍은 시속 120키로미터가 넘는 속도다. 그런 바람에 불이 실려 동해안까지 덮치면서 세간하나 챙기지 못하고 황망하게 집을 나와야 했던 국민들의 위급함은 상상조차 하기 끔찍하다.

불길이 악마처럼 국민생명을 위협하는 그 시간 그러나 무려 세 시간동안 재난 지휘책임자가 국회에 볼모로 있었다.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지도자들은 국민을 속였다.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북으로 도주했다. 초대형 재난이 발생한 그 순간 국민생명이 촌각을 다툴때도 정치권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오늘도 국회는 말 전쟁이다.

여당이 야당에게 산불발생의 화급성을 알렸다는 여당에 야당이 늑장대처했다하여 서로 말싸움이다.
또 여당 소속의 속초시장 환갑잔치로 시끄럽다. 휴가로 제주도에 가 있었다 한다.

이번 강원 산불은 정부의 신속한 국가재난사태 선포와 재난안전관리본부의 지체 없는 상황 판단, 군경 지원도 큰 몫을 했다.
사상 최대 인력을 동원해 하루 만에 큰 불길을 잡았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대처가 늦었더라면 얼마나 더 큰 피해가 났을까 가슴을 쓸어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여러 면에서 5년 전 세월호 참사와 대비된다. 그때보다 나아졌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 반성하지 않는 정치권 때문이다.

날 새는줄 모르고 네탓만 하는 그들은 ‘재난 앞에서 싸움질만 하는 국회를 지탄하는 국민 분노만 더 커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것일까.
이유와 전말을 불문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시각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화답하지 못한 채 재난을 정쟁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화마(火魔)보다 더 무서운 설전(舌戰)에 주눅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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