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음악으로 '따뜻한 불씨' 심는 대전소방악단
아름다운 음악으로 '따뜻한 불씨' 심는 대전소방악단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84] 대전 소방악단 박상선 소방위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9.04.09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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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감미로운 클라리넷, 감성을 울리는 바이올린, 묵직한 트롬본 소리가 화합된 클래식 선율이 흐른다. 연주자들은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등 각자의 악기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들은 이내 악기를 내팽개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출동'이다. 이들은 본업으로 돌아와 오늘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자 목숨을 건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로 구성된 대전 소방악대.  이들은 화마(火魔)를 잡는 소방관이지만 아름다운 음악으로 시민들의 마음에는 따뜻한 불씨를 지피고 있다.

30년 동안 대전 소방악단에서 악단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5대 악대장 박상선 소방위에게 악단의 의미와 그 특별한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악단을 만든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계기는 없다. 1987년 그저 음악이 좋아서 악기가 좋아서 모인 동료들과 결성한 동호회가 대전 소방악단의 시작이다. 처음에는 그저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현재는 고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을 시민들에게 들려드리기 위해 악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악단 운영은 얼마나 됐나.

30년이 넘었다. 즐겁게 활동을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난 것 같다. 처음 시작 당시 7~8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이 현재는 30명으로 크게 늘었고 실력도 많이 향상돼 좋은 음악을 할 수 있게 됐다. 인원 부족으로 합주하기도 어려웠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 것 같다.

- 악대장은 어떤 악기를 다루고 있나.

트롬본을 연주하고 있다. 처음 클라리넷 같은 목관악기가 하고 싶었지만 트롬본을 맡을 사람이 없어 트럼본을 연주하게 됐다. 하지만 트롬본을 연주하다 보니 그 묵직한 사운드에 매료됐다. 앞으로 트롬본을 더 많이 연습해 더욱 좋은 연주를 하고 싶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방관 특성상 출동신고와 사이렌이 울리면 모두 악기를 버리고 달려나가는 일이 많았다. 이를 본 음악 선생님이 "악기는 좀 조심히 놓지 왜 다 던지고 가느냐"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악단활동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생명이 우선이다. 앞으로도 이런일이 많을 것 같다.(웃음)

- 공연도 하나.

물론이다. 대전소방본부 내 정식 직제로 편성된 악대도 아니고 단지 동호회지만 나름 인기(?)가 있다. 소방안전의 날을 비롯해 순국열사 합동추념제전, 자유수호 애 국지사 합동위령제, 한마음체육대회, 장애인의 날 행사 등 매년 15회~20회 행사에 초청된다. 요즘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대비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IKON의 '사랑을 했다'라는 곡을 연습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갈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박 악대장에게 악단의 의미는.

나에게 악단 활동은 특별하다. 그저 직장 동호회 활동이 아니라 힘들고 고된 일상을 치유하는 휴양지 같다. 악대 원들에게도 특별하다. 악대 원들도 힘든 일을 잊을 수 있는 휴식처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험난한 사고 현장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은 소방관들에게 음악 활동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50년 100년 전통의 대전 소방악단을 만들고 싶다. 악단의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좀 더 인원과 실력을 보강해 시민들에게 더욱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치료와 악단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손정호 본부장님께 감사드리고 바쁘고 힘든 일상에도 악단 활동을 열심히 하는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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