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수영장서 국가대표 나오는 날 꿈꿔요"
"동네 수영장서 국가대표 나오는 날 꿈꿔요"
[충남일보가 만난 사람-85] 전 수영 국가대표 출신 한정명 대전시설관리공단 주임
  • 강주희 기자
  • 승인 2019.04.15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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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강주희 기자] “우리나라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즐기며 재능을 발견해 프로선수나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합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거쳐 대전시설관리공단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수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정명(39‧사진) 주임이 어린시절 물에서 이룬 꿈을 최근 다시 꾸고 있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어린시절부터 운동할 시간조차 없이 입시 위주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워 한 한 주임이 대전시설관리공단에서 수영 꿈나무 발굴을위해 시작한 무료 수영교실 재능기부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다.

매주 수요일, 일주일에 한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생활체육 중심으로 스포츠를 즐기며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그가 근무하고 있는 대전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을 찾아가 만나 보았다. 매월 25일이면 수영장 등록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는 바로 그 곳이다.

 

- 선수시절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전대흥초등학교 4학년 때 특별활동부로 처음 시작했다. 반에서 두번째로 키가 크다보니 담임 선생님께서 수영을 권유해 주셨다.

지금은 대전대흥초에 수영부가 없지만 당시엔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등 수영으로 꽤 유명했었다.

주 종목은 개인 혼영으로 이후 전국대회 단체전에서 첫 메달을 획득하고, 6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후 중학교 3학년 때 대전 전국소년체전에서 2관왕을, 고 2때 태극마크를 달고 제2회 부산동아시아 경기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한국체대에 입학해 다수의 경기에 참가했고 대전시 동구청 소속으로 1년동안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서장훈 선수의 말처럼 즐기는 운동을 하지 못하고 항상 힘들게 운동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즐기는 운동은 세상에 존재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록경기의 특성상 내가 남보다 0.1초 라도 앞서야 1등을 하기 때문에 항상 연습 때도 1등을 하려고 했다.

-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선수를 그만둔 계기는 군입대와 함께 은퇴를 결심했다.

동기, 선배, 후배 등 대부분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엘리트체육의 밑바탕에는 생활체육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활체육인이 많아져야 엘리트선수 즉 우리나라 수영의 밑바탕이 단단해진다고 본다. 그래서 군 제대후 2007년 6월 대전시 시설관리공단에 입사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 재능기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보통 운동선수들은 국가대표를 꿈 꾼다. 나는 선수가 지닌 재능의 가치는 꿈을 이루고 난 이후에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활용해서 살아갈 것인지, 바로 여기에 그 사람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재능으로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재능의 가치는 더 빛이 나는 것이다.

세계 유명한 수영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연한 기회에 수영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언니, 형, 친구 등을 따라서 수영장에 갔다가 물이 좋아서 그리고 남들과 다른 재능을 발견해 수영 선수가 됐다고 한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수영을 하다가 재능을 발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동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재능을 발견했어요” 이런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 수영이 주는 효과는.

수영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권장되는 운동이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 시 부상 위험이 덜하고 많은 근육을 운동시킨다. 또한 심혈관계 단련 및 지구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수영은 우리의 일상의 문제들과 이로 인해 발생 되는 불안감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등 심리적인 효과도 높다.

수영 자체는 개인적으로 하는 운동이지만, 대부분의 수업은 그룹으로 이뤄져 있어 참가자들에게 사회적 경험을 제공한다. 인내와 끈기 같은 매우 긍정적인 가치를 발달시킬 수 있고 도전을 극복하는 것 또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재능기부는 첫 시작이라 아직 미흡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

대전수영이 많이 침체기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다수 배출할 만큼 수영에 강한 대전이었다.

물론 지금 후배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때문에 곧 다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도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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